김동욱의 히든카드, 코미디 [인터뷰]
"밝은 작품 하고 싶었던 타이밍에 만난 '강매강'"
함께 호흡한 박지환·서현우와의 케미스트리 어땠나
배우 김동욱이 히든카드를 꺼냈다. 바로 코미디다. 진지하면서도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는 것은 김동욱의 전매특허다.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고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반장 김동욱의 매력은 심심하면서도 중독적인 평양냉면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달 30일 종영한 디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강매강'은 전국 꼴찌 강력반과 초엘리트 신임반장이 만나 최강의 팀으로 거듭나는 코믹 수사물이다. 오합지졸 송원서 강력 2반에 맑눈광의 초엘리트 신임 반장 동방유빈(김동욱)이 자진해서 부임한 후 여러 사건을 맡으며 범죄자를 소탕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전국 꼴찌의 문제적 강력반과 초엘리트 반장이 만나 각자의 잠재된 능력을 동원하면서 범죄를 해결하고 각종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수사물 특유의 재미까지 잡았다. 드라마 '손 더 게스트' '그 남자의 기억법' '돼지의 왕' '어쩌다 마주친, 그대'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던 김동욱이 밝고 유쾌한 결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김동욱은 특유의 진지함과 코믹함, 또 무심하면서도 따뜻한 온도를 가진 캐릭터를 만났을 때 유독 빛을 발하는 배우다. 그가 '강매강'에서 맡은 동방유빈은 엘리트라는 수식어 속에서 허당의 면모로 웃음을 자아내며 시청자들에게 스며드는 인물이다. 김동욱은 이번 작품에 대한 애정을 유독 드러냈다. 오랜만에 작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강매강'과 동방유빈에 대한 소회를 길게 전했다. 먼저 김동욱은 "열심히 '강매강'을 촬영했고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는 것이 기쁘다. 너무나 애정을 갖고 있다. 연차가 쌓일수록 참여하는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진다. 하나하나가 더욱 소중해진다"라고 밝혔다.
'강매강'은 '하이킥' '감자별' 등 시트콤을 연출한 이영철 이광재 작가가 '어른이'를 위해 만든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시리즈다. 코믹 수사물 시리즈에 대한 마니아층의 호평이 이어졌다. 김동욱이 '강매강'을 선택한 이유 역시 작품의 톤 때문이다. 대본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린 김동욱은 "밝은 작품을 하고 싶었던 타이밍이었다. 전작들을 하면서 조금 체력적이나 정신적으로 지쳤다. 쉬지 않고 하다 보니까 환기시키고 싶었던 마음이 들었다. 그때 본 '강매강' 대본의 느낌과 속도감이 굉장히 좋았다. 캐릭터를 재밌게 할 수 있으리라는 욕심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초반 전개가 다소 루즈하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김동욱은 "그럼에도 봐주신다는 것에 감사하다. 청자들 한분 한분의 감상이고 표현이다. 우리 작품은 마치 평양냉면 같다. 보다 보면 재밌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해 12월 김동욱은 드라마 촬영 도중 결혼식을 올리며 새신랑이 됐다. 아내의 '강매강' 시청 소감을 묻자 "'재밌다, 고생했다'고 하더라. 원래 차분한 성격이어서 항상 그렇게 응원한다. 결혼 후에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남편 작품에 재미없네 그러진 않지 않냐(웃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도난부터 살인까지 여러 사건들 속 동방유빈은 이성적으로 중심을 잡는 인물이다. 이에 김동욱은 템포와 호흡을 놓치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에 주안점을 찍었다. 특히 일관되지 않는 모습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고 이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과거 캐릭터 분석을 위해 직업적으로 정보수집을 하기도 했지만 동방유빈의 경우 경찰이나 특정 직업의 모습을 강조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캐릭터성에 방점을 찍었다.
여기에는 김동욱, 배우 본인의 확신이 큰 추진력이 됐다. "배우가 자신이 없는 연기를 한다면 대중에게 어떻게 사랑받겠어요. 대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물음표를 해결하고 애정과 확신을 가지고 현장에 가요. 유빈에 대한 애정과 확신은 작품을 선택한 순간부터 생겼습니다. 확신이라는 것은 무조건 사랑을 받으리라는 것보다는 내가 유빈이라는 믿음입니다."
이처럼 굳은 자신감은 곧 캐릭터와 배우의 싱크로율로 이어졌고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개성 넘치는 이들이 각자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 쇼에 가까운 '강매강' 안에서 동방유빈이 마치 기둥처럼 느껴진 이유다. 동방유빈을 비롯해 불도저 형사 무중력(박지환), 전 국가대표 사격선수이자 생계형 형사 정정환(서현우) 등이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것 역시 '강매강'의 매력포인트다. 특히 각 인물들의 서사와 활약, 그리고 케미스트리가 조화롭게 이뤄지면서 과하지 않게 재미를 자아낸다. 김동욱은 팀 호흡에 대해 "연기를 잘하는 건 물론이고 굉장히 부담스럽고 거부감이 들고 과할 수 있을 대사들도 연기력으로 재밌게 그려낸 순간들이 정말 많았다. 지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너무나 즐거웠다. 서로에게 느끼는 애정이, 믿음이 시청자들에게도 잘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명히 이 애정은 작품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현장의 배우들 성향이 각자 고민을 하는 것을 다 들어주려고 한다. 배려하려고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겪어보면 아시겠지만 제가 제일 웃기다. 캐릭터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다 웃기다. 일상에서, 현장에서 애드리브 타율은 제가 상당하다. 평소에도 웃기다고 생각한다"라고 유쾌한 모습을 비치기도 했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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