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재력가인 척 338억 사기… 마포 고깃집 주인 2심도 징역 13년

재력가 행세를 하며 약 15년간 지인들에게 338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60대 여성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박강현 기자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1부(재판장 정재오)는 지난달 23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모(66)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10년이 넘게 허세 부리며 사치스럽게 살아간 돈은 피해자들의 피땀 어린 삶과 역경이 그대로 담긴 돈”이라며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거나 지나치게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안씨는 2008년부터 작년까지 약 15년간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면서 이웃이나 자신의 식당 종업원 등 16명으로부터 약 338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50~60대 여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안씨는 자신을 ‘서울에 부동산 여러 채를 보유한 재력가’라고 주변에 소개했다고 한다. 안씨는 “돈을 투자하거나 빌려주면 월 2% 이상 이자를 붙여 갚겠다” “부잣집 사모님들을 상대로 이자놀이를 하겠다” 등의 거짓말로 피해자들의 돈을 뜯어냈다고 한다.

안씨의 수입원은 월 수백만원의 식당 매출이 유일했고, 피해자들의 돈으로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은 안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며 “범행이 10년 이상 이어지면서 피해자 수와 피해 규모가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피해자는 모아온 노후 자금뿐 아니라 가족·친지로부터 빌린 돈까지 편취당해 심각한 고통 속에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 없이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으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계속해왔다”고 했다.

안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달 25일 법원에 상고장을 냈고,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