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은 회전·김기민 점프 완벽한 호흡 관객 홀렸다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11. 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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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을 거스르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이어지는 점프에 곧장 탄성이 터졌다.

지난 1일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주 감자티와 전사 솔로르의 약혼식이 펼쳐지는 2막에서 온갖 화려한 군무가 이어진 뒤 등장한 솔로르 역 김기민은 짧은 독무로도 공연을 장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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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린스키·파리오페라 수석
韓 대표 남녀 발레 무용수
전막 무대서 14년 만에 재회
원숙한 예술성으로 무대 장악
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에서 열연을 펼친 박세은과 김기민. 국립발레단

중력을 거스르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이어지는 점프에 곧장 탄성이 터졌다. 발레리노 김기민(32)은 가벼운 탄력으로 더 높이, 더 오래, 그러면서도 더 빠르게 공중에 떠올랐다. 박수 소리는 점점 커져 전율로 가득했고, 김기민도 벅찬 표정으로 오랫동안 객석을 향해 감사를 표했다.

지난 1일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공연이 열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주 감자티와 전사 솔로르의 약혼식이 펼쳐지는 2막에서 온갖 화려한 군무가 이어진 뒤 등장한 솔로르 역 김기민은 짧은 독무로도 공연을 장악했다.

이번 무대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인 그와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에투알(수석무용수) 박세은(35)이 특별 주역으로 서면서 공연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두 사람이 전막 무대에 함께 오른 건 2009년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2010년 유니버설발레단 '라 바야데르' 등 이후 14년 만이다. 당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나이로 이미 주역을 꿰찼던 이들은 어느덧 원숙해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으로 무대를 누볐다.

박세은도 주인공 니키아의 비극을 특유의 뛰어난 테크닉으로 해석해냈다. 인도 왕국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는 전사 솔로르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왕명에 따라 솔로르가 감자티와 약혼하면서 배신을 당한다. 특히 2막 화려한 약혼식 장면의 말미에 니키아가 죽음을 맞이해 배신의 서사는 절정에 달한다. 박세은은 바이올린 솔로로 시작하는 '니키아의 죽음' 변주곡에 맞춰 손끝까지 애절한 느낌을 발산했고, 파티장 같던 무대 위 분위기를 순식간에 비련의 여주인공에게로 집중시켰다. 3막 망령의 세계에서 솔로르와 재회한 후 춘 그랑 파드되(2인무)에서도 빠르고 꼿꼿한 회전 동작으로 감탄을 일으켰다.

국립발레단은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 출신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재안무 버전을 선보였다. 이날 무대에선 니키아와 사랑의 숙적 관계인 공주 감자티 역에 안수연, 니키아와 솔로르의 조력자 수도승 마그다비아 역에 변성완도 호연을 펼쳤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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