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뚝 끊겨" 북촌한옥마을 상인의 한숨…주민들은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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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직접 길을 막으시면 안 되죠."
북촌한옥마을에서 1년째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A 씨는 "평소와 달리 5시 이후로 손님이 뚝 끊겨서 나와봤더니 통로를 막고 있더라"며 "계도기간이면 안내 정도면 될 텐데 방문객 전부를 막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45년째 북촌한옥마을에 살고 있다는 주민 D 씨는 "관광버스가 너무 많이 와서 공기도 안 좋아지고 사람이 몰려 미치겠다"며 "방문객이 골목 구석구석에서 담배를 피워서 냄새도 심각하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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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대체로 환영…"관광버스까지 몰려 불편"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이렇게 직접 길을 막으시면 안 되죠."
"상점 이용객은 안 막아요."
1일 오후 6시 20분쯤,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 입구에서 날 선 목소리가 부딪혔다. 북촌한옥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상인과 종로구청 관계자가 통행금지 구역 시작 구간에서 언쟁을 벌였다.
북촌한옥마을에서 1년째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A 씨는 "평소와 달리 5시 이후로 손님이 뚝 끊겨서 나와봤더니 통로를 막고 있더라"며 "계도기간이면 안내 정도면 될 텐데 방문객 전부를 막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부터 종로구는 북촌 특별관리지역 '레드존'을 지정하고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 통행을 제한했다. 레드존은 주거용 한옥이 밀집된 지역으로 관광객으로 인한 소음과 쓰레기 투기, 사생활 침해 등의 피해를 입은 주민들 민원이 많은 곳이다.
종로구는 내년 2월까지 계도기간을 정해 홍보하고 이후로는 야간 통행금지를 정식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 원을 부과할 예정이다.
인근 상인 "주민 불편은 충분히 이해…전면 금지는 과도"
북촌한옥마을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은 이해하지만, 통행을 전면 금지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행이 제한되면 해당 시간뿐 아니라 관광객 자체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레드존 근처에서 7년 넘게 한복대여점을 하고 있는 B 씨는 "제한을 하게 되면 이쪽으로는 (관광객이) 아예 접근을 안 할 것"이라며 "그러면 (관광객들도) 이쪽을 코스에서 아예 빼지 않겠냐"고 털어놨다.
한옥마을 입구 화장품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점원 C 씨는 "보통 7시 30분까지 영업을 하는데 5시부터 관광객이 끊기면 타격이 엄청 크다"며 "상권 특성상 단체 관광객이 오면 30분 사이에도 매출이 바뀌는데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5시부터 레드존 입구에서 관광객을 제한하기 시작하자 외국인 관광객들은 수군거리며 멀리서부터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하며 골목이 금세 한산해졌다. 오후 6시가 넘으니 관광객은 찾아보기 어려졌고, 주민들 외에는 인적이 뜸해졌다.
주민 "관광버스까지 정신없어…골목길 곳곳 흡연도"
인근 주민들은 대체로 야간 통행금지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였다. 관광객이 밤낮없이 돌아다녀 소음 문제가 심각하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타고 오는 버스가 길에 무단으로 주차하는 경우가 많아 통행에도 불편이 있다고 지적했다.
45년째 북촌한옥마을에 살고 있다는 주민 D 씨는 "관광버스가 너무 많이 와서 공기도 안 좋아지고 사람이 몰려 미치겠다"며 "방문객이 골목 구석구석에서 담배를 피워서 냄새도 심각하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5시 50분쯤 한옥마을 옆 도로인 북촌로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관광버스가 줄지어 주차돼 왕복 4차선의 좁은 도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단체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들이 깃발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통금' 몰라서 발길 돌리기도…"취지는 공감, 안내 제대로 했으면"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한 관광객 중 일부는 야간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걸 알지 못했다며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여행객이 자주 사용하는 지도앱이나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이 안내돼 있지 않다며 헛웃음을 지어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
멕시코에서 교환학생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아나는 "구글 맵이나 앱에 내용이 나와 있지 않아서 전혀 몰랐다"며 "안산에서 2시간이나 걸려서 왔는데 아무것도 못 보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아나는 같이 온 친구와 함께 입구에서 '인증샷'만 남기고 되돌아갔다.
성남에서 북촌을 둘러보러 방문한 유 모 씨(23·여)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벌금까지 매기려면 앞에서부터 제대로 안내해 줬으면 좋겠다"며 "날이 조금만 어두워져도 가까이 가기 전까진 (통행금지를)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archi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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