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이 당뇨병 부르는 이유는? 신경전달물질이 인슐린 저항 키워

염현아 기자 2024. 11. 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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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당뇨병 치료에 쓰이던 약이 비만 치료제로 발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면 몸의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늘어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고, 당뇨병은 물론 간부전을 비롯한 대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지는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의 증가가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세포의 인슐린 저항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지난 31일(현지 시각)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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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럿거스대 연구진, 동물 실험 결과
지난 2015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9000킬로칼로리(kcal) 햄버거. 미국 연구진이 고지방 식단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경로를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페이스북 캡쳐

과거 당뇨병 치료에 쓰이던 약이 비만 치료제로 발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나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그런 약이다. 그도 그럴 것이 비만인 사람은 마른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 확률이 10배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고지방 식단이 당뇨병을 유발하는 경로를 구체적으로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고지방 식단을 섭취하면 몸의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늘어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고, 당뇨병은 물론 간부전을 비롯한 대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지는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이 동물실험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의 증가가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세포의 인슐린 저항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지난 31일(현지 시각) 전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실렸다.

인슐린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럿거스대 연구팀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을 몸 전체의 조직으로 전달하는 교감신경계에 주목했다. 교감신경계는 흥분하거나 응급 상황 또는 위급한 상황에서 빠르고 강하게 신체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힘을 만든다. 자율신경계에 속해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을 만드는 효소를 발현하는 유전자가 있는 일반 그룹과 없는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두 쥐 그룹 모두 코코넛 오일, 콩기름 등 고지방이 포함된 식단을 두 달 이상 먹였다. 두 그룹 모두 비슷하게 체중이 늘었고, 인슐린 신호 전달 활동도 비슷하게 유지됐다. 그러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저항 정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노르에피네프린 생성 효소의 유전자가 없는 쥐는 인슐린 저항을 보이지 않았고 지방간과 조직 염증도 늘어나지 않았다. 반면 일반 쥐 그룹은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인슐린 저항이 발생했다. 염증과 간 질환 징후도 늘었다. 고지방 식단 또는 과식을 할 경우 노르에피네프린이 급증해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인슐린 저항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을 막을 단서를 찾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지방 식단과 당뇨병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르티나 슈바이거 오스트리아 그라츠대 생화학·분자생물학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당뇨병의 전통적인 원인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 고지방 식단이 어떻게 신경전달물질을 증가시키는지, 그리고 실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Cell Metabolism(2024), DOI: https://doi.org/10.1016/j.cmet.2024.0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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