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견인할 핵심사업” 부산 기장군, KTX 유치 총력전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2024. 11.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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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관광·스포츠·반도체 활황 “대규모 교통 수요 대응 절실”
KTX-이음 정차역 놓고 기장군, 울산 북구·울주군·부산 해운대구·동래구 등과 각축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연간 1000만 명이 방문하는 오시리아 관광단지와 대한민국 남부권 암치료 거점 기장중입자치료센터가 들어서는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단 등 대규모 교통 수요에 대한 대응이 절실합니다." KTX-이음 정차역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는 정종복 부산 기장군수의 말이다. 

KTX-이음 정차역 유치전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관심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지만 부산·울산 지역에서는 열기가 뜨겁다. KTX-이음은 최대 시속 260km로 서울 청량리역에서 부산 부전역까지 441.5km를 2시간50분대에 주파하는 차세대 고속열차다. 서울 청량리에서 중앙선을 따라 경북 영천과 안동으로 연결되고 다시 경주역에서 동해선을 따라 부전역까지 이어진다. 

정차역이 빠르면 오는 12월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각 지자체가 앞다퉈 최적지임을 자처하고 있다. 그러나 배점표가 없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당락이 좌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토교통부는 주민 유치 열기 반영 여부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7월18일 기장군청에서 군 직원과 주민이 KTX-이음 정차역 유치 플래시몹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기장군 제공

"더 많은 환자가 암치료 위해 방문할 것" 

현재 유치전에는 기장군을 포함해 울산 북구·울주군과 부산 해운대구·동래구가 뛰어들었다. 유치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기장군으로 꼽힌다. 면 지역부터 읍 지역 곳곳에서 정차역 유치를 염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기장군은 기장의 백년대계를 견인하는 핵심사업이라 여기고, 타 경쟁 지자체에 비해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정 군수는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유치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기장군은 2022년 10월 KTX-이음 정차역 유치 타당성조사 용역을 통해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6월에는 군민 14만1000명 유치 서명부와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올 3월부터는 범군민이 참여하는 유치 캠페인이 본격화되고 있다. 10월에는 기장군 주요 행사와 함께 유치 희망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11월15일에도 '군민과 함께하는 KTX-이음 유치 페스타' 개최가 예정돼 있다. 

기장군은 KTX로 발전해 가는 기장의 산업을 뒷받침하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남부권 첨단의료, 반도체, 관광산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차역 유치가 '필요를 넘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기장군은 동남권 의과학 산단을 중심으로 미래 방사선 의과학 기술을 선도하는 국내 최대 규모 첨단 의과학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부지 내에는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기장중입자치료센터와 대형 국책사업인 수출용 신형연구로 등 각종 사업이 진행 중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대한민국 남부권 암치료의 중심이자 세계적인 동위원소 연구와 생산의 거점지역으로 자리 잡아 환자, 의료 전문가, 연구진, 관련 기업체의 집중적인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정차역이 유치되면 전국적으로 더 많은 환자가 암치료를 위해 기장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추진하는 수출용 신형연구로도 건설 중이고, 2028년 준공 이후 수출용 신형연구로에서 생산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의 전국적인 수송이 용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용 동위원소는 종류에 따라 반감기가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처음 방사선 물질이 계속 줄어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신속한 수송이 더 많은 환자를 치료하거나 검사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원자력의학원은 이창훈 원장이 지난 8월 군청에서 열린 KTX 정차역 유치 행사에 참석하는 등 기장군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입주 가속화도 눈여겨볼 점이다.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전력반도체 분야에서 동남권 산단 일원이 소부장특화단지로 지정돼 415억원의 국비지원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또 약 1조원 이상의 민간투자와 함께 관련 기업들의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밖에 동남권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12개 산업단지가 기장군에 조성되거나 진행 중에 있다. 이에 기장군은 대규모 인적·물적 운송수단인 KTX-이음 정착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장군은 스포츠 관광의 중심지로 다양한 스포츠 행사와 국내외 많은 방문객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도 전했다. 이 중 기장군도시관리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는 국제대회는 물론 전국 야구대회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 국내외 구단들의 전지훈련장으로도 각광받고 있어 전국 야구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2026년 국내 유일 KBO 공식 '한국야구박물관' 개관이 예정돼 있다. 향후 모든 야구인의 성지로 자리매김하리란 관측이 나온다. 

기장에는 오시리아 관광단지 등으로 관광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도로 기반 교통체계로는 감당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와 정차역 유치 당위성을 더하고 있다. 롯데월드 부산 등 대형 위락 및 숙박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기장군은 연간 1000만 명 이상의 관광객 방문을 추산했다. 울산 태화강역과 부산 부전역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는 지리적 이점도 내세웠다. 부울경 광역철도와 동남권 교통벨트 구축과의 연관성도 짚었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은 KTX-이음 정차역 유치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기장역 전경 ⓒ코레일·부산경남본부 제공

정종복·정동만 "사통팔달, 국토균형발전"

정종복 군수는 막바지 유치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 군수는 "지역 내 13개 산업단지로 인해 대규모 교통 수요에 대한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장군이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가 될 수 있도록 국토부의 정차역 결정 시까지 전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 군수와 함께 기장이 지역구인 정동만 국회의원도 힘을 더하고 있다. '투 톱 투 트랙' 전략이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시각이다. 정 의원은 오랜 시간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며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그는 10월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현직 장관에게 당위성을 설명했을 때 긍정적 분위기였다. 다른 지역보다 앞서서 우리가 3~4년 전부터 정차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관광 수요 등이 많은 기장이 핫플레이스다. 정부의 국토균형개발 측면에서 볼 때도 기장에 정차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지역에서는 경쟁 상대인 울산과 해운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이 때문에 '플랜B' 준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역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완전한 정차역이 건설될 수 없다면 일부 정차하는 방향도 생각해 봐야 한다"며 "실제로 정치권에서 이런 부분까지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정차의 기대효과가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일부정차보다 필수정차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KTX-이음 정차역이 기장군으로 결정되면 열차는 기장역에 정차할 전망이다. 좌천역을 역사로 사용하려면 재공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기장 군민은 "곳곳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를 보며 유치 열기가 뜨겁다고 느꼈다. 꼭 유치에 성공해 기장이 관광과 의료의 메카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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