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콘진원, '콘텐츠금융 국제포럼' 美 라스베가스 최초 개최
전 세계적 인기를 바탕으로 주류에 올라선 K-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확산과 틱톡 등 숏폼 콘텐츠 급부상 그리고 AI 등 기술 혁신 가속화 속에서 K-콘텐츠 산업의 변신과 적응이 갈수록 요구되고 있어서다.
특히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는 K-드라마와 K-영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발판이 돼 줬지만, 동시에 국내 영상업계에 제작비 상승과 수익성 악화라는 부담도 주는 양면성을 가진 플랫폼이다. 갈수록 국내 제작 영상 콘텐츠의 산업적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에어리어15에선 '글로벌 콘텐츠금융 포럼 2024'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 개최하는 이 행사는 K-콘텐츠 산업의 수익성 확보와 자본 조달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하는 자리로 이번이 첫 행사다. 문체부 내에 콘텐츠금융지원과가 설립 된 후 최초로 열리는 국제포럼이기도 하다.
기존 콘텐츠 포럼들이 제작과 유통, 미디어 확장에 집중했던 것에 비해, 이번 포럼은 성장과 투자의 관점에서 콘텐츠 산업을 바라보고 새로운 자금 조달 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포럼의 스페셜 세션으로 기조대담에서는 앳워터 캐피탈(Atwater Capital) 창립자 바니아 슐로겔이 '자산이 아닌 사람과 스토리에 투자'라는 주제로 인재와 스토리 중심의 투자 철학을 논의할 예정이다. 앳워터 캐피탈은 장기적인 IP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 회사다. 창의성을 중시해 글로벌 미디어 생태계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는 선도적 회사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매체인 버라이어티의 공동 편집장 신디아 리틀턴이 좌장을 맡아 포럼 참석자들에게 심도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레드버드 캐피탈(RedBird Capital)의 패트릭 라발리가 주도하는 대담에서는 한국 콘텐츠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된다. 레드버드는 엔터테인먼트와 스포츠 분야의 고성장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회사로 최근 파라마운트 글로벌과 영국의 제작사 올3미디어(All3Media) 인수를 통해 글로벌 미디어 산업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포럼의 'IP 권리 보호와 현지화 전략' 세션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성장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담에 참여하는 프라이어 캐시맨(Pryor Cashman)의 사이먼 풀먼은 미국의 저명한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다.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사인 블룸하우스, MGM+, DJ2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클라이언트를 대리해왔고 라이선싱과 권리인수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한국은 영화, TV, 게임, 음악 등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IP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한국과 미국 콘텐츠 기업 간 공동 제작 및 자금 조달 구조와 권리 라이선싱 및 인수 트렌드를 소개할 계획이다. 풀먼은 또한 트랜스미디어 프랜차이즈 전략을 통해 IP 확장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AI를 활용한 번역 및 현지화 기술로 한국 콘텐츠가 각국 시청자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도 다룰 예정이다.
이 외에도 포럼에는 다양한 스튜디오 관계자, 쇼러너, 콘텐츠 크리에이터, K-콘텐츠 기업들이 참여한다. 콘텐츠 투자 기회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 그리고 AI 시대 콘텐츠의 지속 성장 전략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마마 어워즈' 무대에 오를 버추얼 아이돌그룹 '플레이브(PLAVE)'의 제작사 블래스트(VLAST)의 이성구 대표는 '기술로 인한 새로운 콘텐츠 비즈니스 기회 포착'을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MBC 사내벤처 1기 블래스트를 이끈 그는 AI와 가상현실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성장 가능성을 공유한다.
드라마 파친코(Pachinco) 주연을 맡으면서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김민하가 마지막 세션의 패널로 참여한다. 그는 배우로서 체감하는 콘텐츠산업 변화와 다양성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자리엔 파친코 연출을 맡았던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저스틴 전도 함께 한다.
문체부와 콘진원이 준비한 이번 포럼은 K-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생력을 키우고 해외 자본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첫걸음이자 재도약을 준비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투자자를 만나는 단순한 자금 조달의 기회를 넘어,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자리잡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설명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IP 권리 보호 방향과 현지화 전략 그리고 AI 기반 기술 적응 전략은 향후 K-콘텐츠가 급변하는 콘텐츠 산업의 환경적 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직무대행은 "현재 국내 콘텐츠 산업은 K-콘텐츠의 인기로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시장변화와 자금조달 전략 및 투자기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내외 주요 투자사와 콘텐츠 및 업계 관계자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IP확보 및 현지화, 투자전략, 콘텐츠의 미래 등 다양한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포럼은 K-콘텐츠가 해외 투자 유치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전략적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행사의 모(母)사업은 '유녹(U-KNOCK) 2024'으로 콘진원이 운영하는 K-콘텐츠기업의 해외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이다. 국내용 투자유치 플랫폼 '케이녹(K-Nock)'의 해외 버전인 유녹은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해외 파트너와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비드콘(Vidcon) 행사를 시작으로 9월 싱가포르 ATM(All That Matters)에서 투자유치 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라스베이거스 행사는 유녹의 올해 마지막 행사로 국제포럼을 중심으로 IR피칭도 함께 진행된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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