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연소, 그러나 우승 감독, 그리고 현역 사령탑 최고 대우···이범호 감독, KIA와 3년 26억원 재계약
최연소 사령탑 이범호 KIA 감독(43)이 현역 감독 최고 대우를 받았다.
KIA는 3일 이범호 감독과 3년 26억원에 재계약했다. 계약금 5억원에 연봉 5억원씩, 보장액 20억원이고 옵션 총 6억원이 따로 더해진다. 이범호 감독은 이날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구단 사무실에서 심재학 KIA 단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계약서에 사인했다.
현역 감독 중 최고 계약은 이강철 KT 감독과 김태형 롯데 감독의 3년 24억원이다. 옵션을 모두 포함하면 이범호 감독의 계약 내용은 이 두 감독의 계약을 뛰어넘는다. 이강철 감독은 KT에서만 재계약을 두 번 했고 김태형 감독은 두산만 8년 연속 지휘한 뒤 올해 롯데를 맡았다. 베테랑 감독들 이상의 대우를 사령탑 초년생 이범호 감독이 우승 타이틀을 안고 받았다.
KIA는 옵션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올해 우승하고 ‘강팀’의 입지를 확인받은 KIA는 지속가능한 강팀을 지향하고 있다. 옵션 달성은 상위권을 기준으로 한 시즌 최종순위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젊은 사령탑이지만 우승 감독인 이범호 감독에게 옵션을 더해 현역 최고대우를 안기면서 향후 성적에 대한 약속의 의미를 더했다.
이범호 감독은 올해 시즌 전 2년 9억원에 계약했다. 시즌 준비를 시작하기 직전 갑자기 사령탑이 공석이 된 비상 상황에서 KIA는 고심 끝에 내부 승격을 결정, 타격코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던 이범호 감독을 선택하며 2년의 기회를 줬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계약 기간 2년의 의미를 ‘당장 성적을 내라’는 의미로 풀이했고 곧바로 취임 첫해에 7년 만의 통합우승 결과를 내놨다. 그 과정에서 부상 행렬에도 침착하게 팀을 끌어가는 위기관리능력과 선수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KIA가 우승과 함께 준비한 선물 보따리 중 하나가 감독 재계약이다. KIA는 2년 계약 중 나머지 1년을 지우고 새로 계약해 이범호 감독과 최소 3년 더 함께 하기로 하면서 베테랑 감독들을 넘는 현역 감독 최고 대우로 통합우승 감독의 명예도 더했다.
이범호 감독은 1981년생으로 프로야구 역사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이다. 현재 리그 감독 중 최연소 감독이지만 선동열, 류중일에 이어 역대 감독 중 세번째로 취임 첫해에 통합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업적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지난 2월 2년 9억원에 계약했던 이범호 감독은 불과 9개월 만에 3년 최대 26억원 계약을 하는 특급 감독이 됐다.
이범호 감독은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신뢰를 보내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광주에서 우승을 결정지은 그날의 함성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통합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이다.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 임기 내 우승트로피를 다시 들어올릴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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