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떼지어 세 과시·동포 폭행…불법체류 캄보디아인들 징역형

최장 18년 불법체류 혐의도

경기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수원법원종합청사. /뉴스1

경기 수원시 일대에서 같은 국적의 피해자를 집단으로 폭행하고, 세를 과시해 온 20~40대 캄보디아인들에 징역형이 선고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5단독 공현진 판사는 특수상해, 출입국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캄보디아 국적 A씨 등 6명에게 징역 3년6월~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6월9일 오전 3시50분쯤 수원시 팔달구의 한 나이트클럽 앞에서 쇠 야구방망이로 40대 캄보디아인인 B씨를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B씨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내리쳤고, B씨는 전치 5주의 척골 골절상과 타박상 등을 입었다.

A씨는 6명으로 이뤄진 모임을 주도하며, 시비가 있으면 함께 싸우는 등 캄보디아인들 사이에서 세를 과시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또 당시 범행 과정에서 “B씨를 폭행하라”고 지시하고, 야구방망이를 직접 차에서 꺼내 나눠주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고인 중 일부는 또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20~30대 캄보디아인들 2명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도 있다. 또 올해 1월 7일 오전 3시 30분쯤에도 ‘당구채가 자신에게 닿았다’는 이유로 20대 캄보디아인의 뒤통수를 맥주병으로 때려 귀에서 출혈이 발생하게 하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는다.

피고인 중 A씨 등 4명은 국내 체류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최소 5년에서 최장 18년까지 각각 불법 체류자로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공 판사는 “피고인들은 단체로 다니며 국내 거주 캄보디아인들에게 세를 과시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일부 피고인은 체류 기간이 만료됐음에도 국내에 거주하며 범행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A피고인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쇠 야구방망이를 공범들에게 나눠주며 피해자에 대한 폭행을 지시했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 지시에 따라 이유 없이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며 “피해자는 심한 상해를 입었고 피해 변제가 없으며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고인들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