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201안타 MVP…3년 연속 FA 포기의 아픔도 끝, 드디어 따뜻한 겨울 ‘예약’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화려한 부활이다. 세 번 연속 포기해 FA 4수생이 됐지만, FA 5수생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건창(35, KIA 타이거즈)은 1년 전 LG 트윈스에서 ‘셀프 방출’을 요청했다. LG가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풀었지만, 서건창은 전혀 웃을 수 없었다. 자신을 잘 아는 염경엽 감독과 재회했지만, 부활하지 못했다.
서건창이 LG에서 퇴단하면서 두 번째 친정 키움 히어로즈가 곧바로 연락을 취했다. 그러나 서건창은 거절하고 고향 광주에서 개인훈련을 이어갔다. 그 모습을 KIA 타이거즈가 지켜봤고, 내부 회의 끝에 단돈 5000만원에 서건창을 잡기로 했다. 서건창도 내심 고향팀에서 뛰고 싶었다.
지난 2월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서건창은 편안해 보였다. 이미 201안타 MVP 시즌의 영광은 한참 전의 일이었다.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었다. 그렇다고 훈련량이 많지도 않았다. 다 내려놓고 시즌을 준비했다. 이범호 감독은 베테랑들의 시즌 준비 루틴을 철저히 존중했다.
대신 이범호 감독은 서건창에게 주전 2루수 김선빈과 주전 1루수 이우성의 백업임을 확실하게 인지시켰다. 서건창도 백업의 삶이 익숙지 않았지만 잘 적응했다. 시즌 초반 나성범이 부상으로 없었다. 그러자 이우성이 외야로 나가는 날이 늘어났다. 이때 서건창이 1루수로 출전해 맹타를 휘둘렀다.
이범호 감독은 거의 1년 내내 서건창을 1군에 데리고 다녔다. 그리고 서건창은 KIA가 원하는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했다. LG에서 2~3년간 주전 2루수로 부활시키려고 하다 실패한 그 선수가, KIA에서 백업으로 뛰면서 부활했다. 94경기서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40득점 OPS 0.820.
한국시리즈 2경기서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컨디션이 안 좋던 이우성 대신 1루수로 선발 출전하기도 했으나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는 보너스 무대다. 서건창은 올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젠 당당히 FA를 선언할 시간이다. 이번엔 FA 자격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보상에 대한 부담이 없는 C등급이다. 오히려 FA 시장에 나갈 경우 은근히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 이제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KIA에서 다양한 쓰임새를 확인한 이상 수요와 공급 원칙에 따라 몸값이 올라갈 수도 있다.
KIA도 서건창이 필요하다. 내야 백업들 중에서 경험이 많은 유일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윤도현이나 박민, 김규성, 정해원 등 유망한 젊은 내야수가 서건창의 자리를 자연스럽게 차지하는 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1군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서건창은 지난 3년 연속 겨울만 되면 추운 남자였다. 그러나 올 겨울은 따뜻할 듯하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따른 보상도 받을 것이다. FA 자격까지 당당히 행사할 수 있다. 1년 전 LG에서의 셀프 방출 요청이 결국 대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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