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수전해 촉매 개발→수소 생산 단가 낮춘다 [지금은 과학]

국내 연구팀, 고가 이리듐 사용 20분의1 수준의 수전해 촉매 내놓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수소·연료전지연구단 김명근 박사, 유성종 박사 연구팀은 고내구성 탄소 지지체를 도입해 이리듐 사용량을 상용 촉매의 20분의1 수준으로 줄인 고효율 수전해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수전해 설비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수전해 반응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과 내구성을 보이는 이리듐 촉매의 높은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리듐은 남아프리카 등 특정 지역에서만 채굴되기 때문에 공급 불안정성이 높아 이리듐 사용량을 줄인 촉매 개발이 필요하다.

이리듐 산화는 이리듐 용출을 불러온다. 셀레늄을 도입했을 때 일정 시간 이후 산화가 억제되고 금속성이 유지됐다. [사진=KIST]

연구팀은 이리듐 촉매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고내구성 탄소 지지체를 도입한 저이리듐 촉매를 개발했다. 기존의 탄소 지지체는 수전해 반응 구동 전압인 1.6~2.0V에서 쉽게 이산화탄소 등으로 산화되기 때문에 안정적 지지체 개발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물과 상호작용이 적은 소수성 탄소를 지지체로 적용한 결과, 이리듐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탄소 부식 반응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저이리듐 촉매의 내구성을 향상하기 위해 탄소 지지체 위에 셀레늄(Se)을 도입했다. 저이리듐 촉매는 수전해 반응 중 쉽게 변하거나 용출돼 내구성이 빠르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리듐의 반응 중 변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셀레늄을 이용해 이리듐 표면에 얇은 수산화물 층을 형성함으로써 이리듐 용출을 억제했다.

이번에 개발된 저이리듐 촉매를 상용화된 수전해 설비 적용한 결과, 이리듐 사용량을 기존의 20분의1 수준인 ‘0.05mg/cm²’로 줄이면서도 성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단위 면적당 0.05mg의 이리듐을 도포한 막전극접합체(MEA) 전해질막과 전극이 결합한 구조이다. 실험을 진행했을 때 1.9V에서 ‘3.18 A/cm²’의 전류밀도를 기록해 기존 상용 촉매(2.45 A/cm²)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리듐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유지하는 촉매를 구현해 수소 설비 대형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수소 생산 단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저이리듐 수전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다양한 지지체 소재와 촉매 구조를 개발해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김명근 KIST 박사는 “저이리듐 촉매 구현을 위한 지지체 개발과 촉매 성능 확보를 위한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며 “대규모 촉매 합성 기술을 접목해 그린수소 생산 단가 낮추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논문명 : Iridium Selenium Oxohydroxide Shell for Polymer Electrolyte Membrane Water Electrolyzer with Low Ir Loading)는 국제 학술지 ‘ACS Energy Letters’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