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온 판사’ 박신혜 “박신혜의 새로운 얼굴, 봐주셔서 행복했다” (일문일답)[스경X인터뷰]
그동안 보지 못한 얼굴이었다. 주로 발랄하거나 로맨틱한 분위기에서 꿋꿋한 캔디의 모습을 보이거나 사랑스러운 모습이 보이던 얼굴이 사악한 웃음으로 물든다. 눈에는 형형한 보랏빛의 광채가 떠오르고, 지옥에서 가져온 칼로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처단한다.
SBS 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 속 배우 박신혜의 모습은 2004년 드라마 ‘천국의 계단’의 한정서(최지우)의 아역으로 처음 등장한 이후 20년에 걸친 세월 속의 전환점과도 같았다. 박신혜도 악역의 느낌을 낼 수 있다. 박신혜도 잔인한 액션이 가능하다. 박신혜도 다채로운 얼굴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의식과도 같았다.
지난 2일 막을 내린 ‘지옥에서 온 판사’를 마친 박신혜는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종방하는 소감과 함께 드라마를 마친 다채로운 소감을 ‘1문1답’의 형식으로 전했다. 데뷔 20년. 결혼도 한 후 맞이하는 연기의 전환점. 그의 다음 모습은 또 어떨까.
이하 박신혜가 전해온 일문일답.
- 작품의 종영 소감을 전해달라.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7개월간의 촬영 기간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즐겁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최종회가 다가올수록 시청자분들도, 제 주변 분들도 ‘끝나는 게 너무 아쉽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작품이 정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구나’ 실감했습니다. 사랑해 주신 분들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습니다.”
- 연기 변신에 도전한 소감도 궁금하다.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박신혜에게 저런 새로운 얼굴이 있구나’라고 말씀해 주셔서 다행스러웠고, 행복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어찌 보면 기다림의 연속이라는 생각을 해요. 이러한 결을 가진 역할을 기다려온 시간을 지나 ‘강빛나’라는 인물을 표현할 기회가 제게 주어져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강빛나는 주인공의 클리셰를 벗어난 캐릭터였다. 캐릭터에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연기적으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빛나가 친절하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시청자분들이 빛나가 나이가 많은 인물 혹은 피해자로 등장하는 인물들을 대하는 모습을 불편하게 느끼시지 않도록 말투나 표정, 대사톤을 더 신경 썼던 것 같아요. 더불어 강빛나가 탄산음료처럼 톡톡 튀는 캐릭터였기에 대사를 표현함에서도 말의 속도감 등 말맛을 살리려고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 캐릭터를 위해 약 300벌의 의상을 입는 등의 노력이 있었다. 강빛나 캐릭터를 잘 보여주기 위해 의상 준비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컬러풀한 의상을 콘셉트로 핑크, 블루, 레드처럼 임팩트가 강한 컬러를 선택하고 어두운 색상에는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대본을 보면 빛나가 죄인을 처단할 때 ‘아름답게 화려한 옷을 입고’라는 지문이 많았어요. 액션을 위한 옷도 있었지만, 빛나가 좋아하는 화려함에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 맨몸 액션부터 칼, 총 등 다양한 액션이 있었다. 촬영할 때 힘든 부분은 없었는지.
“액션스쿨에서 미리 액션을 배우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 너무 위험한 장면은 대역분이 도와주셨어요. 사실 저보다는 빛나에게 처단을 당하신 배우분들께서 더 힘드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빛나에게 응징당했던 많은 배우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함께 한 ‘악마’ 동료들과 황천빌라 주민들, 법원 동료들까지 다양한 주변 인물들과 호흡을 맞췄다.
“배우분들 모두 너무 좋으셔서, 현장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촬영했었어요. 정말 저희 팀 모든 배우분들께서 좋은 에너지로 현장에 함께해 주신 덕에 제가 그 좋은 에너지 받으면서 촬영을 했던 것 같아요.”
- 강빛나의 대사 중 박신혜가 뽑은 명대사는?
“‘지금부터 진짜 재판을 시작할게’가 기억에 남아요. 빛나가 왜 인간 세계에 왔는지, 죄인을 처단하기 위해 지옥에서 온 빛나의 존재의 이유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사가 아닐까 싶어요.”
- 배우 박신혜에게 ‘지옥에서 온 판사’는 어떤 드라마로 기억될까.
“‘지옥에서 온 판사’는 많은 꿀떡이(시청자)들과 악마 동료들을 만난 드라마였습니다. 작품을 통해 시청자분들과 같이 공감하고, 감정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뭔가 시청자분들과 감정적인 연결이 있었던 작품이었고, 현장 스태프 분들과 배우분들과의 호흡이 좋았던 작품으로도 기억될 것 같아요.”
- ‘지옥에서 온 판사’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면.
“시청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드라마를 진짜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구나’라고 실감할 수 있도록 큰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정말 행복했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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