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170억 통큰 투자 힘들지만…'보상금 19억' 구원 듀오, FA 프리미엄으로 내부 단속하나
[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더 이상 2년 전처럼 170억원의 통큰 투자는 쉽지 않다. 구승민과 김원중, 불펜 듀오를 잔류시키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KBO는 지난 2일, FA 자격 선수 명단 30명을 공시했다. A등급 3명, B등급 15명, C등급 12명이다. 이 중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13명, 재자격 선수는 9명, 이미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한 선수는 8명이다.
구단 별로는 KT가 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NC가 4명, KIA, 두산, SSG, 롯데, 한화, 키움이 각각 3명씩, 삼성 2명, LG 1명이다.
롯데는 구승민(34), 김원중(31), 진해수(38)가 FA 자격을 취득했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A등급 3명 중 2명이 롯데 선수다. 진해수는 B등급이다.
몇명의 선수가 FA를 신청할 지 미지수지만, 롯데 입장에서는 당장 이들을 잔류시키는 게 최우선이다. 2년 전 170억원을 쏟아 부으며 포수 유강남(4년 80억원),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최대 40억원)을 붙잡았던 시절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구승민과 김원중의 내부 잔류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구승민의 경우 올해 만 34세의 나이에 감격의 첫 FA를 얻게 됐다. 롯데에서만 121홀드를 수확하며 구단 최다 홀드 기록의 주인공이지만 FA 시즌 성적이 눈에 띄지 않았다. 66경기 등판해 5승 3패 13홀드 평균자책점 4.84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4년 연속 20홀드 이상을 수확했지만 FA시즌인 올해 부진으로 그동안의 성과가 많이 퇴색됐다.
김원중도 통산 132세이브로 구단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56경기 3승 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데뷔 첫 30세이브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달성하며 FA 시즌을 위해 빌드업을 하는 듯 했지만 극심한 부진 속에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롯데 입장에서는 당장 이들을 대체할만한 투수들이 없는 실정이다. 외부 FA 시장에서 투자는 힘들지만 내부 FA 시장에서는 총력을 다해야 하는 게 롯데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아무리 올해 부진했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들을 뛰어넘는 투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준용 전미르 등 올해 부상으로 신음했던 영건들이 내년 건강하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던져준다는 보장도 없고, 김상수도 매 시즌 성적을 지켜봐야 하는 베테랑이다. 대체불가의 선수들이라는 것은 명확해졌다.
롯데는 올해 연봉 협상으로 예비 FA 프리미엄을 두둑하게 챙겨줬다. 김원중은 올해 5억 원, 구승민은 4억 5000만원을 받았다. A등급 FA를 타 구단이 영입할 경우, 20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보상금 200%를 내야 한다. 만약 보상선수가 없다면 연봉 보상금만 300%다. 보상선수가 나간다는 전제 하에 이들에게 책정된 보상금만 19억원이다.
김원중의 경우 타구단들이 탐낼 가능성이 높다. 김원중의 보상금이 높은 편이지만 불펜이 불안했던 팀들은 확실한 위닝샷을 갖춘 김원중의 존재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장현식 노경은 서진용 이용찬(이상 B등급) 임정호 문성현(C등급) 등의 불펜 투수들이 있지만 나이와 현재 기량을 고려했을 때 김원중만한 매물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해야 한다.
구승민의 경우 나이와 등급, 보상금 규모 때문에 이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구승민의 경우 FA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할 경우, 내년에는 만 35세에 첫 FA를 얻으면서 C등급으로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부 FA 투자가 힘든 시점에서 내부 FA 잔류에 집중해야 한다. ‘예비 FA 프리미엄’을 챙겨주면서 보호장벽을 만들었지만 FA 시장 상황은 어떻게 돌아갈지 모른다. 롯데는 내부 FA 단속에 성공하며 불펜진 이탈을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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