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할 선수다" 한화 160㎞ 파이어볼러 극찬, 류중일호 승선 확답까지 받았다

김민경 기자 2024. 11. 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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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서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척, 김민경 기자] "대성할 선수예요."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이 강속구 유망주 김서현(20, 한화 이글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서현은 지난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시리즈' 쿠바와 첫 평가전 2-0으로 앞선 6회초 5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이닝 13구 무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승리에 기여했다.

단연 빠른 공 구속이 돋보였다. 김서현은 시속 160㎞에 이르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파이어볼러인데, 이날은 최고 구속 155㎞, 평균 구속 153㎞를 찍으면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강속구의 위력도 대단했지만, 더 위력적이었던 것은 김서현이 KBO리그에서도 주 무기로 잘 활용하는 슬라이더였다. 김서현은 직구(6개)보다 슬라이더(7개)를 더 섞으면서 쿠바 타선을 요리했다.

김서현은 6회초 쿠바 1~3번 상위 타선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선두타자 요엘키스 기베르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요안 몬카다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몬카다는 메이저리그 통산 93홈런을 자랑하는 쿠바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였는데, 처음에는 볼만 3개를 던지며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나 싶었는데 끝내 땅볼을 유도해 냈다. 3번타자 발바로 아루에바르레나는 김서현의 공에 연신 헛스윙을 하며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고,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끝냈다.

류 감독은 1일 경기 뒤 "인상 깊었던 점은 변화구 제구였다. 두 번째 타자 때 볼 3개를 던지고 변화구로 카운트를 나머지 다 잡았다. 공이 빠르지만 변화구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봤는데, 변화구도 잘 던지더라. 굉장히 인상 깊었다"며 엄지를 들었다.

류 감독과 김서현은 2일 쿠바와 2번째 평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장에 함께 입장했다. 류 감독은 한번 더 김서현을 칭찬해 달란 말에 "어제도 하지 않았나"라며 살짝 머쓱해한 뒤 "빠른 공 3개를 던질 때 바깥쪽으로 안 가고 몸쪽으로 빠지더라. 그래도 빠른 공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3볼에서는 투수들이 변화구를 안 던지려고 한다. 그런데 또 던지고, 또 던지고, 또 던지더라. 대성할 선수다. 빠른 공만 잘 장착하면 최고의 투수가 될 것"이라고 한번 더 극찬했다.

바로 옆에서 칭찬을 들은 김서현의 입꼬리에는 미소가 번졌다. 김서현은 류 감독의 칭찬을 들은 기분이 어떤지 묻자 "어제(1일) 기사로도 봤는데,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다. 좋게 봐주셔서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더 많이 든다. 덧붙여서 말하자면, 끝까지 살아남아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차게 이야기하며 웃었다.

▲ 한화 이글스 김서현 ⓒ 연합뉴스
▲ 김서현(왼쪽)과 류중일 한국야구대표팀 감독 ⓒ 연합뉴스

류 감독은 끝까지 생존하고 싶다는 김서현에게 화답해 달라는 요청에 "가서 잘하자"라고 짧고 굵게 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변이 없는 한 김서현은 오는 8일 대만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는 확답을 받아낸 것이다.

김서현은 한화에서 홀로 대표팀에 합류해 최종 엔트리 28인에 들어야 한다는 책임감 아닌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한화 동료이자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에이스 문동주와 4번타자 노시환이 부상으로 프리미어12에는 함께할 수 없기 때문.

김서현은 대표팀 소집 직후 "(노)시환이 형은 가서 조금 많이 배울 수 있으니까 갔다 오는 것도 좋다고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 동주 형은 절대 떨어지지 말라고, 떨어지면 죽는다고 하더라"며 책임감을 말했다.

정규시즌을 마치고 첫 실전부터 최고 구속 155㎞를 찍은 소감은 어떨까. 김서현은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게 생각한다. 오랜만에 고척돔에서 경기를 했는데, 구속도 잘 나오고 변화구도 좋아서 타자를 상대할 때 편한 게 있었다. 구속을 딱히 생각하진 않았는데, 지금은 로케이션만 신경 쓰고 있다. 최일언 투수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하체 위주로 쓰라고 하셔서 구속은 따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오랜만에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한 소감과 관련해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처음 올라갔을 때는 긴장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마음 편하게 던진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 시즌 중반에 많은 이야기를 듣고 나서 슬라이더랑 폼에 변화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시즌 중간부터 마음가짐도 잘 갖고, 자신감도 올라오다 보니까 작년과 다른 모습으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지금은 대표팀 동료인 고영표(kt 위즈)에게 배우고 있다고. 김서현은 "고영표 선배께서 폼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팔 앞부분을 조금만 잡고 가면 제구 잡는 게 편할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그것을 생각하면서 던지고 싶다"며 대회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활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김서현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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