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욕심내서 도전한 '지옥', 배우 인생 터닝포인트"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11. 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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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넷플릭스

배우 김현주는 두 시즌 간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옥'을 묵묵히 지탱해 온 인물이다. 김현주가 맡은 민혜진이 묵묵히 자신의 신념을 지켜가는 것과 비슷하다. 그 안에서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한 김현주는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할 수 있었다. 

'지옥2'(연출 연상호·극본 연상호 최규석)는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과 박정자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도 민혜진 역을 맡은 김현주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에 나섰다. 

김현주는 자신의 연기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시즌제 작품에 나서게 됐다. 김현주는 "배우로서 정말 기쁘고 책임감도 느꼈다"는 소감과 함께 '지옥2'에 나선 소감을 전했다.

"시즌제로 참여하는 건 처음인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뜻이잖아요. 배우로서 정말 기쁘고 책임감도 크게 느꼈어요. '지옥'이 비주얼적으로 특이하고 보여주는 게 강렬한 작품인데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그 정도는 아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저는 이미 캐스팅된 상태였고 어떤 분들이 다른 분일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완성된 라인업을 보니 '지옥'이 아니라면 저와 만나기 쉽지 않았을 배우분들이라 기대도 많이 됐어요." 

'지옥' 첫 번째 시즌에서 화려한 액션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김현주는 이번 시즌에도 액션 시퀀스로 화려하게 등장한다. 마지막 퇴장 역시 액션이다. 김현주는 "하다 보니까 액션이 늘었다"며 다시 액션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예전에는 장르물도 안 했고 액션도 안 해서 '지옥'을 처음 할 때는 어렵고 무게감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늘더라고요. 민혜진이 싸움을 잘하기만 하는 캐릭터라면 저 말고도 하실 분이 많을 텐데 액션을 통해 감정이나 고충, 신념을 표현해야 해서 쉽지는 않았어요. 그냥 싸우는 느낌만 주면 안 되기 때문에 그 지점을 신경 썼어요." 

/사진=넷플릭스

광신도 집단 화살촉을 비롯해 압도적 비주얼을 가진 지옥의 사자까지, '지옥'의 특징 중 하나는 화려한 비주얼로 시청자를 압도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민혜진은 이러한 변화가 도드라지지 않는다. 김현주 역시 화려한 비주얼보다는 민혜진의 변하지 않는 신념과 그로 인한 고뇌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인물이 다들 강렬해서 시선이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고 저는 변화된 부분이 크게 없어서 부담감도 있었어요. 민혜진은 시즌1에서 이미 변화했기 때문에 시즌2에서 달라지는 부분을 보여드리기 쉽지 않더라고요. 다만 소도와의 마찰을 통해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옳은지 성찰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무게감 있게 비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민혜진은 변화하지 않았지만 민혜진이 이끄는 소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어느덧 지부가 7개로 늘어났으며 이해득실을 따지며 움직이기도 한다. 김현주는 "민혜진이 고독한 싸움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변화된 소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죠. 모든 단체가 부활자를 인간의 존엄성을 신경 쓰기보다는 사상적 무기로 쓰잖아요. 소도만큼은 저와 같은 의견이라고 생각했는데 소도에서도 아이를 무기로 쓰려는 지점에서 부딪힘이 있었다고 봐요. 그게 4년이나 지났으니 그 과정에서 민혜진이 쓸쓸하고 고독한 싸움을 했던 것 같아요." 

모두가 변화할 때 민혜진은 변화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현주는 '성찰'을 키워드로 꼽았다. 끊임없이 자신의 신념에 대해 돌아봤기 때문에 오히려 믿음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지옥'은 여러 가지 신념을 가진 군상이 등장하잖아요. 믿음은 똑같지만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인물들은 의도는 있지만 의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민혜진은 끝까지 그 의지를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마지막 부분에서도 그게 드러난 것 같아요. 특히 다른 인물은 사색이나 성찰이 없더라고요. 그런 게 있어야 반성하고 신념을 확립할 수 있거든요. 고독함과도 연결되는 지점인데 민혜진은 가만히 있어요 고민하는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진=넷플릭스

김현주는 '지옥 뿐만 아니라 '정이', '선산' 등을 통해 연상호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연 감독이 각본에만 참여한 '선산'을 제외하더라도 벌써 세 번째 작품이다. 김현주는 "이번에는 심리적으로 편하고 의지하게 되는 면이 있었다"며 연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밝혔다. 

"현장에서 작업하는 건 크게 다르지 않은데 조금 편해진 건 있어요. 제가 은근히 낯을 가리는 성격이거든요. 첫 시즌에는 아주 중요한 대화만 나눴는데 이번에는 심리적으로 편하고 의지하게 되는 면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김현주와 연상호 감독이 연을 맺은 작품은 모두 인상적인 성과를 냈다. 그 만큼 두 사람의 시너지가 좋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김현주는 두 사람의 시너지에 대해 "저도 궁금하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저도 궁금하긴 해요. 감독님의 감성이나 생각이 작품에 녹아들어 있을 텐데 제가 그런 쪽의 연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같은 세대를 살아서 감성이 비슷하거든요. 제 입장만 말씀드리면 제가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주시니까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에요.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 시선으로 누군가를 보는 것도 능력인데 이번에 문근영 배우를 캐스팅한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어요."

/사진=넷플릭스

김현주는 오는 2027년 데뷔 30주년을 맞는다. 이제는 연기가 익숙해질 법도 됐지만, 김현주는 "되려 반성하게 된다"며 30주년이 다가오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이 직업이 그런 것 같아요. 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다 보니 늘 똑같은 것 같아요. 어떤 일을 20~30년 하면 장인이라고 하잖아요. 연기는 늘 도전해야 해서 실감이 안 나요. 되려 잘해온 건가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의외로 무덤덤하게 말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특히 다양한 도전을 하게 해준 '지옥'에 대해서는 자신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제가 도전을 즐겨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안정적인 걸 좋아하고 욕심도 없는 편이에요. 그런데 '왓쳐'나 '지옥'을 통해 하지 않았던 것을 욕심내서 도전했다는 걸 칭찬해 주고 싶어요. 그래서 시즌제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크게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저 한 작품, 한 캐릭터에 집중하겠다는 김현주의 무던한 대답은 오히려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어떤 배우로 남고 싶다는 건 없어요. 틀에 갇힐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해서 계획도 안 세우는 편이에요. 그때그때 한 작품, 한 캐릭터를 잘 봐주시면 마지막 기억이 좋게 남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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