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TA로 외래 관광객 연간 20만명 줄어”···문체부, 6일 인바운드 경쟁력 포럼

최수문기자 기자 2024. 11. 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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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경제포럼 관계자 등 참석
입국부터 출국까지 외래객 방한 경험 개선 방안 논의
“비자 규제에 태국·말聯 등의 2330억원 관광수입 감소”
“결제·지도앱·교통 문제로 지방 관광 어려움 심화도”
12월 6일 중국 인바운드, 9일 한일 관광 포럼 개최 예정
서울 경복궁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오는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경제포럼(WEF), 한·아세안센터 등 국제기구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연구기관, 국제 여행 플랫폼 ‘클룩’, 국내 방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 등 관광업계 관계자와 방송인 알베르토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인바운드 국제경쟁력 강화 포럼’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2023~2024 한국 방문의 해’를 마무리하며 방한 관광시장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외래 관광객 2천만 명 시대’ 개막을 위한 정책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문체부가 진행하는 ‘국제 인바운드 포럼’ 시리즈의 첫 행사다. 문체부는 이번 첫 번째 포럼을 시작으로 ▲ 방한 관광 1위 중국 시장을 단체관광객(유커)과 개별관광객(싼커)으로 나누어 정책과제를 도출하는 ‘중국 인바운드 활성화 포럼(12월 6일)’ ▲ ‘관광 체험의 확장을 위한 관광과 연관 산업(식품, 패션 등) 간 협업’을 주제로 한일 양국의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한일관광 비즈니스 포럼(12월 9일)’을 개최할 예정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11월 6일 포럼의 첫 번째 분과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국제관광시장의 동향과 함께 한국 관광의 국제경쟁력을 진단하고 방한 시장의 미래를 전망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에바 카처 관광 정책 분석가는 국제관광 시장은 빠르게 회복 중이나 국가별 편차는 존재한다며, 한국의 경우 중국·일본 등 인접국 시장의 상대적으로 더딘 해외여행 회복률이 제약조건임을 지적한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안전하고 원활한 여행경험 제공이 주목받으면서 비자 간소화, 입국 심사 편의, 교통수단 간 환승 편의성 제고, 관광객 대상 맞춤형 정보 제공 등이 핵심 정책과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경제포럼의 안드레아스 하더만 항공·여행산업 부서장은 지난 5월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관광발전지수 데이터로 한국 관광의 국제경쟁력을 분석한다. 한국은 조사 대상 119개국 중 14위를 차지했으나, ‘관광 정책의 우선순위’, ‘관광 개방성’, ‘가격경쟁력’ 등 세부 부문이 포함된 ‘관광 정책 및 기반 조성’ 분야에서는 61위를 기록해 분야별 불균형이 드러났다. 이는 향후 정책 우선순위 결정 시 유의미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안희자 관광정책연구실장은 최근 방한 흐름에서 구미주, 중동 등으로 방한 국가가 다변화되고, 체험관광을 주제로 2030 등 젊은 세대의 방한이 증가하고 있음을 발표한다. 한편 국제관광 재개 초기 방한 외래객의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에 향후 관광수요 확대 단계에서 지방 도시로의 분산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어 한양대 관광학부 신학승 교수가 첫 번째 분과 주제 발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 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국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나 챈 싱가포르 관광위원회 부국장이 토론자로 나서 아세안 관광객에게 한국의 까다로운 입국 절차, 지도·교통 등 국제 서비스의 접근성 문제와 결제의 불편함 등이 구체적인 장애물임을 지적한다.

지난 10월 12~13일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웰컴 투 코리아’ 행사 포스터. 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두 번째 분과에서는 입국부터 출국까지 외래객 체류 전반에서 한국 관광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먼저 입국단계의 불편함과 관련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구경현 무역투자정책팀장이 ‘전자여행허가제(K-ETA) 개선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다. K-ETA는 무사증 입국 외국인들의 불법 체류를 막기 위해 지난 2021년 도입된 바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제도로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만 연간 최소 방한객 20만 명이 감소했고 최소 관광 수입 2330억 원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한국 영화 수출액(850억 원)의 약 3배 규모에 달하는 수치이다. 구 팀장은 이 제도가 일본, 싱가포르 등 인접국이 불법체류자 단속은 강화하되 출입국정책은 완화하는 흐름과 반대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와 함께 향후 전자여행허가제의 면제 국가 확대, 명확한 허가 기준과 불허 사유 제공 등 개선안을 살펴본다.

전 세계 숙박·교통·체험 상품 예약 플랫폼 ‘클룩’의 이준호 한국 지사장은 온라인여행사(OTA)의 관점에서 한국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과 교통 편의성을 진단한다. 결제 문제로 외국인들이 여행상품 예약에 실패하는 사례, 지도 응용프로그램(앱)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지방 관광을 포기하는 사례 등 체류 단계에서 외국인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개선 과제를 짚어본다.

국내 방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의 임혜민 대표는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주된 동기는 ‘한국인들의 최신 일상 경험하기(K-트렌드)’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한국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도시보다는 한국인들이 현재 즐겨 찾는 도시에 교통·숙박·환전 등 기반 투자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또한 한류 인기로 잠재 방한 수요 성장이 가장 큰 동남아와 중앙아시아가 까다로운 입국 절차로 실제 방한으로 연결되지 못함을 문제로 지적한다.

2007년부터 한국에 거주하며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를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진행을 맡고 있는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는 게임방, 찜질방, 피부관리실 등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광’의 강점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역별 독특한 체험을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현실도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솔직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장미란 차관은 “고유의 매력을 지닌 한국 관광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을 찾은 외래객의 눈으로 국제적 기준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못지않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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