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시선] 미국 대선 누가 이기든 두 개의 미국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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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뒤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경우 방위비와 무역수지 등을 두고 한국을 압박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다시 당선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선호하는 미국인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미 간 안보·경제·기술 등 분야의 협력이 그들에게도 도움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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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주의·보호무역 지지 미국인에 '한미관계 이익' 계속 알려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이틀 뒤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경우 방위비와 무역수지 등을 두고 한국을 압박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그가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4년 뒤에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고 인터뷰에서 밝혔고, 이번에 승리해도 헌법의 3선 금지에 걸리기 때문에 이번 대선이 그의 마지막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정치 무대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공화당이 트럼프식의 극단적인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단념하고 미국의 국제 지도자 역할과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공화당으로 돌아갈지 의심쩍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고, 각종 논란에 휘말렸는데도 현재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개인적으로 인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정책 방향에 찬성하는 사람이 많음을 시사한다.
거짓말과 막말을 밥 먹듯이 하고, 대선 출마 자체를 돈벌이에 이용할 정도로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그를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지만 분명한 점은 미국인 절반이 그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구호를 따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불리는 그의 지지층은 한때 주변부 세력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보수 진영의 주류로 자리 잡은 듯하다.
미국 언론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대체로 백인 남성이고, 시골이나 작은 도시 출신이며, 종교와 애국심을 중시하고, 대학 교육을 받지 않았다.
백인이 역차별당하고 있다고 믿으며, 불법 이민자 때문에 사회가 위험해지고 미국의 주류 인종이 바뀔 수 있다고 걱정한다.
자기나 가족이 일하던 공장과 광산이 세계화의 경쟁에 노출되면서 일자리를 잃거나 경제적 지위가 낮아진 경험 때문에 관세와 보호무역주의를 환영한다.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문제에 신경 쓸 게 아니라 내부에 집중하고, 외교·무역 관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지금보다 더 앞세워야 한다고 믿는다.
기존 정치·경제 체계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고, 그 불만이 오랜 기간 쌓였다가 비교적 최근에야 정치적 분출구를 찾았기 때문에 이들은 앞으로도 자기들을 대변할 제2, 제3의 트럼프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안도하거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경우 4년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오늘의 미국은 국내 정책은 물론이며 전통적으로 초당적 목소리를 내던 외교·안보에서마저 생각이 너무 다른 두 진영으로 갈라졌고, 이런 분열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람이 다시 당선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선호하는 미국인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미 간 안보·경제·기술 등 분야의 협력이 그들에게도 도움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선거철에 대선 캠프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접촉할 뿐만 아니라 '마가' 지지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치인들과 단체들을 꾸준히 만나고, 필요하면 지지자들을 상대로 직접적인 공공외교에 나서는 등 계속 관리할 필요가 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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