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창단 첫 승격 이끈 '무적 방패'... '공격은 관중,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안양 1부승격②]
[부천=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
올 시즌 K리그2에서 이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은 '챔피언' FC안양이었다.
안양은 2일 오후 2시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부천FC와 원정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안양은 이 무승부로 승점 62점에 올라 리그 최종전을 남기고 마지막 경쟁자였던 서울 이랜드(남은 두 경기 전승해도 61점)를 따돌리며 K리그2 우승을 거머쥐었다. K리그2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자동 승격 자격에 따라 2013년 창단 후 11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K리그1 승격을 이뤘다.
각각 승격과 플레이오프 희망이 걸린 경기답게, 안양과 부천은 초반부터 서로의 공을 뺏고 뺏으며 치열하게 다퉜다.
먼저 골에 가까운 기회를 만든 쪽은 원정팀 안양이었다. 전반 29분 안양 공격수 유정완이 오른쪽에서 온 컷백 패스를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빗맞으며 골대 왼쪽으로 힘없이 굴러나갔다.
후반 29분에는 부천 문전에서 안양과 부천 선수 여럿을 맞고 굴절된 공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기도 했다. 후반 33분에는 부천 박스 앞으로 흐른 공을 안양 야고가 오른발 감아차기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안양 입장에서는 답답함의 연속이었지만, 비겨도 승격과 우승을 이룬다는 점이 다행이었다. 결국 끝까지 무승부를 유지한 안양이 감격의 구단 첫 K리그1 승격을 이뤘다.
안양은 2021시즌 정규리그 2위로 K리그2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하위 팀인 대전에게 패해 승격에 실패했다. 올 시즌 전까지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한 것이었는데, 마지막 뒷심이 아쉬웠다.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 규정이 바뀐 2022시즌에는 K리그2 PO 승자 자격으로 당시 K리그1 10위였던 수원 삼성과 승강 PO 홈-원정 경기를 치렀지만, 하늘도 무심했다. 안양은 1-1로 팽팽해 승부차기를 가는 듯했던 2차전 후반 추가시간에 수원 오현규에 극장골을 내주며 승격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바닥나는 체력을 붙잡고 어떻게든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가려 사투를 펼쳤던 안양 선수들은 직전 시즌보다 더한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심지어 2023년에는 정규리그 6위로 승격 싸움에 참여조차 못했다.
하지만 성남과의 개막전에서 상쾌한 2-0 승리를 거두며 2024시즌을 시작한 안양은 무려 6경기 5승1무를 달리며 1위에 등극했고, 8라운드 수원전 패배로 잠시 내준 선두를 10라운드 충남 아산과 1-1 무승부로 다시 되찾은 이후로 우승 확정까지 단 한 번도 꼭대기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5월4일 1위 탈환 이후로 약 6개월 동안 선두를 방어하고 우승까지 해낸 것.
올 시즌 안양의 긍정적인 변화에서 '줄어든 실점'을 빼놓을 수 없다. 안양은 지난 시즌 58득점으로 K리그2 13팀 중 득점 2위를 차지했지만, 실점은 5번째로 많은 51실점을 기록했다. 많은 골을 넣었음에도 실점 역시 많이 허용해 승점을 쌓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35경기 동안 고작 34실점만을 허용하며 최소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다. 18승 중에 무려 17승이 1실점 이하로 내주고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수비의 힘이 대단했다. 1실점 이하-1점 차 승리 역시 11승이나 됐다.
시즌 초반에는 주장 이창용이 중앙 수비수로서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그 파트너 자리에 김영찬-박종현이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했고, 그 빈자리를 채웠던 2002년생의 '프로 2년차' 김하준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시즌 막바지에는 이창용이 부상으로 완전히 이탈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김정현이 안면 마비 증세로 자리를 비우는 등 수비에서의 공백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 실점을 유지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서 올 시즌 눈에 띄게 줄어든 실점에 대해 "감독이 된 후 선수단과 첫 미팅에서 '실점을 반으로 줄이자'고 했고, 첫 훈련도 실점이 많이 나오는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수비 훈련부터 했다"며 "동료가 원래 있던 공간을 비웠을 때 다른 선수가 메워주는 것, 수적 열세 상황에서의 수비를 많이 연습했다. 모든 선수들이 잘 이해하며 여러 수비 상황에서의 내성을 키운 덕에 실점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선택이 안양에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승격을 가져다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 시즌 안양은 '공격은 관중을 부르고, 수비는 우승을 부른다'는 스포츠계 유명 격언에 매우 잘 들어맞는 팀이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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