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과학상 휩쓴 AI의 다음 행보는 공간지능·창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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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화학상과 노벨물리학상의 주인공을 한 번에 거머쥔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과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주도하는 AI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학계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일 과학계에 따르면 AI 기술 분야의 주된 화두로는 공간지능과 창발성이 꼽힌다.
AI의 공간지능을 구현하는 데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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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화학상과 노벨물리학상의 주인공을 한 번에 거머쥔 인공지능(AI)기술의 발전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과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주도하는 AI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학계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일 과학계에 따르면 AI 기술 분야의 주된 화두로는 공간지능과 창발성이 꼽힌다.
AI의 공간지능은 AI가 3차원 물리세계에서 공간적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을 뜻한다. 물체의 위치, 크기, 방향을 파악하고 일정한 공간 내에서 대상들의 관계와 움직임을 인식하는 데 사용된다. 마치 사람이 눈으로 본 세계를 두뇌로 이해하고 행동하듯 컴퓨터가 AI를 통해 현실세계를 이해하는 기술이다.
로봇이 장애물을 피하거나 올바른 길을 찾는 기능부터 사진이나 영상 속 물체를 식별하고 위치를 추적하는 데까지 널리 활용된다. 자율주행 차량, 로봇 공학,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스마트 팩토리 등이 이 기술이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AI의 공간지능을 구현하는 데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먼저 주변을 정확히 인식하는 컴퓨터 시각 기술이다.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고 물체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레이저를 방출해 주변 사물과 부딪힌 후 되돌아오는 이미지를 분석해 사물의 위치나 운동 방향 등을 파악하는 라이다(LiDAR)와 같은 장비가 활용될 수 있다.
AI를 탑재한 로봇이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서 자신의 위치를 추정하고 지도를 그리는 위치 측정 및 지도화(SLAM) 기술은 자율주행차량과 드론이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돕는다. 주어진 지형과 장애물을 고려해 목적지까지의 최적 경로를 찾는 경로 계획 기술과 공간적 데이터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심층학습(딥러닝) 모델도 중요하다.
산업계에선 이미 AI의 공간지능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의 기술연구 전문 자회사 네이버랩스가 2017년 분사 이후 국내외 출원한 공간지능 분야 특허는 지난 9월 말까지 누적 521개다. 2019년까지 특허 출원 건수 80개에 비해 5.5배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공간지능은 새로운 기술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AI 석학으로 꼽히는 페이페이 리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4월 공간지능 개발을 위해 만든 스타트업 월드랩스는 출범 직후 10억 달러(약 1조3892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AI의 다음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창발성'이다. AI의 창발성은 인간이 설정하지 않은 새로운 기능을 AI가 예상치 못하게 발휘하는 현상이다. 훈련된 데이터를 넘어서는 범위에서 새로운 패턴을 찾아내거나 설계되지 않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어려운 수학 문제를 인간이 접근하지 못한 방식으로 풀거나 논리적인 사고 능력을 보이는 것이 해당한다.
AI의 창발성은 AI가 마치 인간처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동시에 예측 불허하다는 특성 때문에 안전성과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자들 사이에선 창발적인 능력을 획득한 AI가 언젠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AI 분야의 연구 범위가 확장되면서 예상치 못한 AI의 창발적인 행동 사례가 점점 더 많이 보고되고 있다"며 "AI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은 아마도 이 창발성 특성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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