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크론병, 장 꿰매는 방향 바꿨더니...합병증 '뚝'
[앵커]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은 수술 부위에 합병증이 쉽게 생겨 환자 4명 중 한 명은 재수술을 받을 만큼 치료가 쉽지 않은데요.
국내 연구진이 크론병 수술 과정에서 장을 꿰매는 방향을 바꿔, 합병증 발생률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박나연 기자입니다.
[기자]
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벌써 10여 년째 크론병을 앓고 있습니다.
중학생 시절, 또래보다 화장실을 자주 가는 탓에 찾아가게 된 병원에서 크론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20대 크론병 환자 A씨 : 화장실 가는 게 제일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언제 또 화장실 가고 싶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함도 있었던 것 같고.]
[기자]
크론병은 장 전체에 염증이 일어나, 나아졌다 심해지기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으로 대표적인 난치병 중 하나입니다.
장이 막히거나 구멍이 생기는 등의 합병증으로 많은 양의 출혈까지 이어지면 결국 수술을 해야 합니다.
문제가 생긴 장의 일부를 잘라내고 꿰매야 하는데 수술 부위가 넓어서 바늘과 실이 아닌 스테이플러를 이용합니다.
기존 수술법은 장을 자른 후 잘린 부분을 가로로 꿰매는 방식이었는데, 아산병원 연구진이 90도 수직으로 꿰매는 방식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보다 연결 부위가 더 넓어져서 장 속에 음식물이나 대변이 덜 쌓이기 때문에, 염증과 재발률도 줄어듭니다.
연구진은 두 수술법의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2020년부터 3년 동안 장 절제술을 받은 크론병 환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수술법을 적용한 환자군에서 수술 후 한 달 이내 합병증 발생률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특히 장이 막히는 장폐색 발병률의 경우, 3분의 2 이상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또 평균 입원 기간과 수술 후 출혈량 등 여러 수치를 비교했을 때, 새로운 수술법이 수술 예후가 좋고 회복 속도도 더 빨라졌습니다.
[윤용식 / 서울아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 이 환자들을 5년, 10년 굉장히 오랫동안 봤을 때 우리가 (이번 연구에서) 예상한 정도의 결과를 얻는다면 전 세계의 있는 환자들한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
크론병은 주로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 층에서 시작돼 평생을 따라다니는 질환으로 인식돼왔습니다.
희귀질환이지만 꾸준히 치료받으면 정상 생활이 가능한데, 이번에 개발된 수술법이 수술 후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사이언스 박나연입니다.
YTN 박나연 (p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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