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엔 금융주①] 진격의 KB금융, 예견된 사상 최고가
지난달 25일 역대 첫 주가 10만원 돌파…연초 대비 88% 상승
외인 비율 1위에 '통큰' 환원책까지
밸류업 지수 재편성 여부 관심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달 25일(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8.36% 오른 1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10월 상장 후 역대 최고가이며 올해 초(1월 2일, 5만3600원) 대비 2배가량(88%) 오른 수치다.
이후 코스피가 약보합세를 이어가면서 4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만, 9만원대 주가와 35조원대 시가총액(시총, 코스피 9위)은 유지하고 있어 종목장세에서는 아직 힘이 빠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이 올해 강세를 띤 배경으로는 실적과 주주환원에 더해 올 초 국내 증시를 이끈 밸류업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KB금융의 목표주가를 연신 올리면서 기세를 화답했고, KB금융 자체적으로도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밸류업 방안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KB금융의 외인 수급의 경우 외국인 소진율이 78.21%(이하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로 신한지주(61.21%), 메리츠금융지주(16.70%) 하나금융지주(68.74%) 등 경쟁사를 크게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52.60%), SK하이닉스(54.64%), LG에너지솔루션(4.99%) 등 시총 상위 종목에서도 KB금융보다 외인 비율이 높은 곳은 없다. 연초(72%) 대비로도 6%포인트나 확대했다.
호실적도 사상 최고가를 견인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한 KB금융의 2024년 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7조9015억원, 5조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78%, 11.09% 오른 수치다.
특히 5조원을 넘는 연간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역대 금융그룹 중 어느 곳도 기록하지 못했던 수치다. 4분기에도 시장 전망대로 호실적을 이어간다면 2021년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4조원대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KB금융이 3년 만에 자체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강점이던 주주환원책에 대한 변동성 우려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금융사의 재무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는 CET1(보통주 자본비율)비율이 13.59%(상반기 기준)로 금융사 중 가장 높은 게 원인이다. KB금융은 주주환원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CET1 비율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포인트 변화에 따라 주주환원 규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거나 많이 축소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해석이다.
반대로 KB금융이 첫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재편성을 통해 이름을 올린다면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KB금융이 밸류업 미편입에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가 결국 주주환원책이 통한 게 아니냐는 일부 시장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KB금융은 올해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 이하 관리 등 주주환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KB금융의 주주환원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높은 외국인 비율이 이를 대변한다. 전통적 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인 안큼 실적보다는 주주환원에 주가 영향을 더욱 받는다. 올해 코스피 흐름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 이뤄낸 결과로 더욱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밸류업 대장주로 꼽히는 덴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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