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는 '숏폼' 중독?...다시 뜨는 '고전 SNS' 블로그
[앵커]
짧은 길이의 영상, 이른바 '숏폼'이 대세 콘텐츠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최근 MZ 세대 사이에서는 사뭇 다른 흐름도 있습니다.
쓰는 데도, 보는 데도 긴 시간이 드는 '고전 SNS', 블로그가 다시 뜨고 있는 건데, 송재인 기자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인스타그램을 제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스레드 많이 보고 있어요."
"인스타그램이요."
"블로그 위주로 정보 찾을 때만 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SNS를 가장 자주 사용하시나요?
설문 조사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SNS는 떠오르는 '숏폼 강자', 인스타그램으로 나타났습니다.
40대 이상에선 2위를, 30대 이하에서는 1위를 휩쓸었는데,
최근 30대 이하 MZ 세대에서는 이 같은 '숏폼' 대세론과는 사뭇 다른 SNS 소비 경향도 있습니다.
29살 직장인 선경 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를 켭니다.
오늘의 주제는 지난 제주 여행기.
정성스레 사진을 편집하고, 표현 하나, 문장부호 하나 공들여 쓰다 보면 2시간씩 지나가 버리기 일쑤입니다.
[신선경 / 20대 블로거 : (쓰면서) 제가 어떻게 하루하루를 보냈는지 관찰하는 시점도 되고…. 그 시간 자체를 하나의 취미 생활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장문의 일기를 써온 지도 3년째, 어느덧 블로그엔 사계절이 빼곡히 담겼습니다.
[신선경 / 20대 블로거 : 여름에 이렇게 지냈구나, 또 이런 가을을 지냈구나, 하면서 돌아보는 계기도 되고….]
선경 씨가 꼽은 블로그의 매력은 '좋아요' 숫자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진솔하고 솔직하게 나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단 점입니다.
[신선경 / 20대 블로거 : 길게 저의 생각이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부분이 좋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많이 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SNS 같은 경우에는 저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사용한다고 하면….]
선경 씨처럼 블로그에 빠진 2030 세대가 눈에 띄기 시작한 건 홀로 있는 시간이 늘어난 코로나19 시기.
엔데믹 이후 SNS 업계 전반에서 신규 사용자 유입률이 둔화했는데도,
블로그 이용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 올해 9월까지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가량 늘어난 거로 집계됐습니다.
사용자 가운데 30대 이하 젊은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만 따져보면, '숏폼' 위주의 틱톡이나 인스타그램보다 블로그가 더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하재근 / 문화평론가 : 이른바 도파민이라고 하는 재밌는 것, 이런 걸 추구하다 보니까 그 자체에서 피로를 느끼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래서 정반대로 고요하고 마음에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정적인 콘텐츠에 빠져드는 사람도 나타나게 되는….]
'숏폼' 세상 한편에서 긴 호흡의 콘텐츠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젊은 세대,
옛 트위터, X에서 게시글 길이 제한이 완화되고, 인스타그램이 긴 글 위주의 플랫폼을 새로 출시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촬영기자; 정태우
디자인; 박유동, 이나영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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