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서 버려라” 전 세계 한국인 단 2명, 레고 공인 작가 만났더니…
일상을 바꾸는 슈퍼파워 캠페인
한국 전래동화 동물작품 선보여
창의력이란 게 있다가 없는 게 아니다. 타고나는 건 더더욱 아니고. 새로운 걸 만들어내는 환경에 거리낌 없이 뛰어들 수 있는 능력, 그게 바로 창의력이다. 레고는 그 능력을 키우는 최고의 도구다.
김 작가는 “어머니가 손주에게 물려주겠다는 심정으로 레고를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며 “창고를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레고를 조립하며 다시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돌아봤다.
이런 경험이 그를 대학에서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이끌었고, 가구 디자이너를 거쳐 지금은 전 세계 23명뿐인 레고 공인 작가 자리에 올려놓았다. 한국에선 단 두 명뿐이다.
“사실 특정 직업을 목표로 삼진 않았다. 레고로 노는 걸 즐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 과정에서 창의력, 끈기, 문제 해결 능력 같은 삶의 중요한 기술들을 자연스레 익혔다.”
김 작가의 대표작 ‘비비드 드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해안 도시와 테마파크가 어우러졌다. 실제 건축물인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스카야 타워부터 상상 속 ‘승유하우스’까지,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미니어처 세계다.
“비비드 드림은 첫 전시회 출품작이다. 원래 따로따로 만들었던 건물들을 하나로 모아 디오라마(축소모형)로 재탄생시켰다. 세상에 있는 걸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만든 게 실제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재밌더라.”
김 작가는 성인들에게 레고가 훌륭한 스트레스 해소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레고 조립에 집중하다 보면 다른 생각이 싹 사라진다. 온전히 현재에 몰입하게 된다. 마인드풀니스를 실천하는 셈이다.”
김 작가의 창작 과정은 독특하다. 여행지에서 영감을 얻는 일도 많단다. “출장이나 여행을 갈 때 주머니에 레고 부품 하나를 넣고 간다. 돌아다니면서 그 부품을 여기저기 갖다 대본다. 하늘에, 건물에, 자동차에. 어느 순간 딱 맞는 형태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아이디어 스케치를 한다. 파주 지지향에서 우연히 본 책 속 그림과 레고 부품이 딱 맞아떨어져 탄생한 게 ‘어느새’라는 작품이다.”
“우리 문화에 녹아든 레고를 표현하고 싶었다. 거북이 등에 복주머니를 얹고, 호랑이에겐 갓을 씌웠다. 토끼는 떡방아 대신 레고 브릭을 찧고 있다. 닭은 청사초롱을 물고 밤길을 거니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그는 디자인과 예술 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마치 새 언어를 배우듯, 스케치로 상상력과 창의력의 언어를 익힐 수 있다는 것. 김승유의 철학은 레고 조립법을 넘어 예술 창작의 본질을 짚어낸다.
김 작가의 레고 놀이에 대한 경험과 통찰은 주목할 만하다. 아이들과의 클래스에서 그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클래스에서 아이들과 함께 조립하는 시간이 있었다. 교육을 해주려고 갔지만, 실제로는 아이들과 함께 몇 시간 동안 즐겁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내가 만들어보라고 한 것과는 전혀 다른, 정말 엉뚱한 것들을 만들어냈다. 그걸 제재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상의 날개를 펼쳐봐’라고 격려했다.”
김 작가는 미래 세대를 위한 메시지도 전했다. “지금 당장 멋진 작품을 만들지 못해도 괜찮다. 실패하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과정 자체가 귀중한 경험이다. 그 과정에서 창의력, 인내심, 문제 해결 능력이 자라난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서 그게 진정한 슈퍼파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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