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노벨문학상도 품었다'…전 세계인 사로잡은 K콘텐츠
[오세혁 앵커]
안녕하십니까!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모색하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주 뉴스프리즘이 풀어갈 이슈, 함께 보시겠습니다.
[영상구성]
[오세혁 앵커] '기생충',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K-콘텐츠'들이죠. 이러한 한류 열풍의 시초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이제는 태풍으로 성장해 굳건한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풍으로 성장한 K-콘텐츠 열풍…효자 산업 '우뚝' / 차승은 기자]
[기자] 1996년 국내 음악시장을 강타한 가수 '클론'의 1집 <쿵따리 샤바라>입니다. 이 곡으로 당시 중화권에서도 큰 인기를 누린 클론은 대중음악 한류의 초석으로 꼽힙니다.
드라마에서는 <사랑이 뭐길래>가 1999년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며 한류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후 아이돌 그룹 H.O.T.와 가수 이정현,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 등이 한류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았습니다.
반짝 유행에 그칠 것이란 일각의 관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른바 'K-콘텐츠'는 진화를 거듭하며 저변을 넓혀 왔습니다.
더 다양한 장르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중무장한 K-콘텐츠는 2010년대에 접어들며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로 뻗어 나갔습니다.
유튜브 등 SNS의 발달이 한류 확산에 큰 기여를 했다는 분석입니다.
<김헌식 / 대중문화 평론가> 요즘에 SNS나 유튜브를 통해서 음악을 듣고 또 팬이 되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좀 열세였던 음악 유통 구조를 확보하면서 케이팝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수들의 꿈의 차트인 미국 빌보드는 이제 K팝의 안마당이 됐고,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오징어게임이 에미상 2관왕을 휩쓴 이후 헐리우드도 K콘텐츠의 주무대가 됐습니다.
한류 열풍은 대중문화에 그치지 않고 클래식 음악과 문학 등 순수 문화에도 퍼졌습니다.
임윤찬이 '클래식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그라모폰상을,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입니다.
<김헌식 / 대중문화 평론가> 우리나라의 문화 예술 수준이 높아졌고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다는 것을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그라모폰상 수상이라든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K 콘텐츠는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 관련 수출액은 재작년 130억 달러, 우리 돈 약 17조 원으로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며 무역 수지 개선에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00억 달러가 채 되지 않는 이차전지, 전기차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다만 지역과 분야의 편향성은 한계로 지적됩니다. 2020년 기준 K-콘텐츠 수출의 70%는 아시아 지역에 편중돼 있고, 수출액 절반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했습니다.
정부 예산 지원 역시 게임과 방송영상, 음악 등 특정 분야에 치중해 있어 산업 편향성 해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K컨텐츠 #한류 #기생충 #오징어게임
[오세혁 앵커] K-콘텐츠가 이처럼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중문화부터 클래식, 문학까지 전 장르에서 주목받는 K-콘텐츠의 인기 원동력이 무엇인지, 신새롬 기자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K-콘텐츠 인기 원동력은?…"세계를 포용하는 보편성" / 신새롬 기자]
[기자] K-팝, K-드라마, K-클래식에 K-문학까지… 세계로 뻗어나간 'K-콘텐츠'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닙니다. 다푸나 주르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타이밍'이 주효했다고 진단합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이미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가 되어있었다는 겁니다.
<다푸나 주르 / 미국 스탠퍼드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부 교수> 왜 일본 대중문화는 한국이 타고 있는 이 물결을 타지 못했을까요? 저는 많은 부분이 타이밍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2005년 유튜브가 설립되었을 때, 이미 자리를 잡았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도 K콘텐츠의 성공은 오랜 세월 축적한 결과물로 해석합니다. 꾸준히 제작된 음악과 드라마 등 내수 콘텐츠들이 글로벌 플랫폼의 수요와 만나게 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헌율 / 고려대학교 미디어학과 교수> 우리 문화 산업이 굉장히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오랫동안 꾸준히 그것이 음악이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꾸준히 생산을 해온 거예요. 수요가 맞아 간 것이고 그것들이 익숙함과 낯섬 사이에서 전 세계 시청자들한테 어필을 한 것이고요.
한국의 역사가 가진 특수성과 민족성이 K-콘텐츠 경쟁력의 근간이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원재 / 경희사이버대학교 문화창조대학원 초빙교수 > 한국사회가 워낙 밀도도 높고 그 다음에 또 경쟁도 심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우리 콘텐츠의 경쟁력도 자연스럽게 생긴 부분이 있는 것 같거든요. 또 우리가 '흥이 있는 민족이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 에너지가 예술에서 굉장히 중요한 창의적인 가치로…
결국 우리만 가진 특수성에 글로벌한 보편성을 함께 담아내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고정민 / 홍익대학교 문화예술MBA 교수 > 소재는 한국적인 것을 많이 발굴도 하고 양성을 해야 되겠지만 또 주제는 세계인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주제를…
하지만, 일각에서는 K-콘텐츠의 위기론도 꾸준히 제시합니다.
영화ㆍ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K-콘텐츠의 주목도도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K-콘텐츠의 영향력이 더 지속되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오세혁 앵커]
한국 문화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요즘, K-팝, K-드라마에 이어 음식, 화장품까지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에 방문해 과자나 라면을 즐기는가 하면 K-푸드 수출도 눈에 띄게 늘었는데요. K-푸드와 K-뷰티의 인기를 김준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K-푸드ㆍK-뷰티에 매료된 세계인들…한류 새로운 선봉장 / 김준하 기자]
[기자] 캐리어를 끌고 편의점 매장으로 향하는 외국인 관광객, 한쪽 벽면을 한국 간식과 라면으로 채운 특화 점포로, 인천공항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렇게 과자와 라면 같은 우리의 인기 먹거리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국 음식이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이곳 매장에서만 하루 평균 1천3백개의 과자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베르나 / 중국 선전> 한국 과자나 음식을 아주 좋아해요. K-팝 팬인데다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TV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한국 음식이 굉장히 맛있어 보여요. 그래서 한국에 온 것이기도 해요.
K-푸드가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냉동만두와 가공밥, 김치 등의 제품도 해외 먹거리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습니다.
<정재연 / CJ제일제당 만두 GSP 카테고리 매니저> 글로벌 만두 매출은 두 자릿 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잡채라든지, 김치, 불고기 같은 다양한 한식 맛들을 접목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한식의 대명사인 김치의 수출액 또한 1억 5천만 달러를 넘어섰고 대상 종가를 비롯한 김치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입니다.
한국 화장품을 찾는 외국인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화장품의 올해 3분기 수출 규모는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리브영을 비롯한 뷰티 스토어는 여행 필수코스로 입지를 다지며 방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모습입니다. K-팝과 K-드라마를 넘어 이젠 식품과 뷰티가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준하입니다.
#K푸드 #한류 #수출
[오세혁 앵커] 지금 보고 계신 춤, 기억하시나요? 바로, 가수 싸이의 말춤입니다. 2012년 11월 가수 싸이가 유럽을 방문해 수만 명의 사람들과 '강남스타일' 의 말춤을 추는 모습, 다시 봐도 놀라운데요. 요즘 외국인들이 K팝을 즐기는 모습이 낯설지 않지만 당시 '강남스타일'은 한국어 노래 최초로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곡이었습니다.
그 인기는 식지 않고 지난해 뮤직비디오 조회수 50억 뷰를 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한국 동요 '아기상어'도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아기상어와 핑크퐁으로 유명한 더핑크퐁컴퍼니의 지난 6월 유튜브 누적 조회수가 1천억 뷰, 누적 구독자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핑크퐁컴퍼니는 244개국에서 25개 언어로 7천 편이 넘는 콘텐츠를 선보여 왔는데요. '핑크퐁 아기상어'는 최근 영국 오피셜 차트가 발표한 '최다 스트리밍 뮤직비디오'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꾸준한 인기에 더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며 한류는 K-팝, K-콘텐츠, K-문학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K-문화 시장 규모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틱톡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K-컬처의 현재 시장 규모는 760억 달러(105조 원)로 추산되는데요. 2030년까지 거의 배로 성장해 1,430억 달러, 약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도 발생합니다. 바로 K-콘텐츠 보호인데요. K-콘텐츠가 국내외에서 크게 인기를 끌자, 해외 사이트를 통해 불법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가 5년 전과 비교해 3배가량 급증했습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에서 불법 유통된 K-콘텐츠 대응조치도 2019년 19만 3,013건에서 올해 8월 기준 55만 6,590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한류 산업 성장과 콘텐츠 보호를 동시에 이뤄내기 위해 어떤 정책을 쓸지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PD 임혜정 AD 최한민
#한류 #K콘텐츠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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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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