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년전 오늘] 20세기 최후의 승자…한화,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1-2루간 2루수 땅볼 2루수 잡았습니다! 그대로 1루에 송구~ 아웃!!! 경기 끝났습니다! 한화 이글스 창단 14년 만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입니다!" - KBS 표영준 캐스터의 우승콜
1999년 토끼띠의 해, 20세기 최후의 승자 '한화 이글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6회에서 최익성은 한국시리즈 역사상 네 번째 대타 홈런을 쳐내며 결승점을 쏘아 올렸고, 한화는 롯데를 4대 1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따냈다.
◇독수리의 화려한 비상
1999년은 한화 이글스의 6번째 시즌이었다. 빙그레 이글스 시즌까지 포함하면 14번째 시즌이다. 1999년은 어느 다른 해와 달랐다. 이 해는 한화 이글스가 우승한 해로 팀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해로 평가받는다. 정규 시즌 막판 9월 24일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0월 5일 삼성전까지 10연승 가도를 달렸으며, 플레이오프에선 두산을 4대 0으로 완파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앞서 1997년에 이어 1998년에도 7위에 그친 한화는 이희수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켜 팀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성적 부진이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실패에 있다고 보고 로마이어와 데이비스를 영입했으며 코치진도 새로 선임했다. 그러나 대다수 야구 전문가들은 한화 이글스에 대해 "전력상 4위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1그러나 이 해 한화 이글스는 정규 시즌에서 매직리그 2위, 전체 4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 최종 순위 1위로 사상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포스트시즌
1999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10월 10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KBO는 1999시즌부터 8개 팀을 드림(두산, 롯데, 현대, 해태)과 매직(삼성, LG, 쌍방울, 한화)으로 나눠 양대 리그제를 시행했다. 당시 KBO 올스타전은 매직리그와 드림리그로 치러졌다. 1999년 포스트 시즌 또한 양대리그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전까지 다르게 4강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드림 1위-매직 2위, 매직 1위-드림 2위가 각각 플레이오프를 갖고, 플레이오프 승자끼리 한국시리즈를 치러 우승팀을 가렸다. 이 때문에 드림리그 1위 두산 베어스와 매직리그 2위 한화 이글스가 7전 4선승제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진행했다. 매직 2위였던 한화는 양 리그 2위 이내 팀 중 승률이 가장 낮았으나 드림 3위였던 현대보다 승률이 높아 준플레이오프를 생략하고 플레이오프부터 치르게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한화는 두산을 4연승으로 가볍게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먼저 10월 10일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한화는 정민철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1회와 2회에서 각각 1점을 얻어냈으며 4회초 로마이어가 두산의 이경필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치며 점수는 3대 0이 됐다. 두산은 4회말 타이론 우즈가 정민철의 낮은 공을 받아치며 따라잡기 시작했고 7회에는 4대 4 동점이 됐다. 8회에서 1점을 얻어낸 한화는 9회에서 데이비스와 로마이어가 백투백 홈런을 치며 7대 4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 경기에서 양팀 합쳐 6개의 홈런이 나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0월 11일 서울구장서 열린 2차전에서는 송진우가 선발투수로 나섰다. 송진우는 8.2이닝 중 무려 6이닝을 삼자범퇴로 막는 완벽한 투구로 한화의 2연승을 이끌었다. 10월 13일 한밭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선 6대 5로, 14일 한밭구장에서 열린 4차전에선 6대 4로 승리를 거머쥐며 두산을 4대 0으로 완파하고 종합성적 4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상대는 드림 2위 팀으로 올라온 롯데 자이언츠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매직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4승 3패를 거머쥐며 한국시리즈에서 한화와 맞붙게 됐다. 이는 현재까지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먼저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은 한화 이글스는 여유롭게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드림리그 2위 롯데 자이언츠는 매직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승 3패로 지던 상황을 4승 3패로 역전해 올라와 힘이 모두 빠진 상태였다. 결국 체력이 다 빠진 롯데 자이언츠를 한화 이글스는 4승 1패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따냈다. 한화의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이자 한화의 유일한 우승 시즌이기도 했다.
10월 22일 사직 야구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홈팀 롯데는 박보현을, 한화는 정민철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한화는 4회에서 2점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롯데는 5회 말 3점을 뽑으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한화는 6회초 공격에서 백재호가 솔로홈런을 쳐내며 3대 3 동점을 만들어냈고 이후 최익성이 대타 홈런을 쳐내며 역점 홈런을 만들어내며 역전승했다.
10월 23일 사직구장서 열린 2차전에선 4대 3으로 한화 이글스가 연승을 거머쥐었으나, 25일 한밭구장서 열린 3차전에서는 롯데에 3대 2로 패배했다.
26일 한밭구장서 열린 4차전에서는 한화의 정민철과 롯데의 주형광이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 경기에서 한화는 2대 1로 승리를 거뒀으며 이 경기는 현재까지 한화의 한국시리즈 홈경기 마지막 승리로 남았다.
29일에는 서울구장서 5차전이 치러졌다. 2회말 롯데가 먼저 1점을 냈지만 3회에서 한화가 2점을 뽑아내며 스코어는 2대 1 역전됐다. 롯데는 6회에서 2점을 얻어내며 다시 승리를 굳히는 듯했으나 9회에서 로마이어가 과감한 주루플레이를 통해 3루까지 안착, 이어 타석에 들어선 장종훈의 우익수 플라이 때 로마이어가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으며 4대 3 역전승을 기록했다. 우승팀 한화 이글스는 빙그레 시절의 한을 14년 만에 풀게 됐다. 한화의 처음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한국시리즈에서 MVP는 '대성불패' 구대성이었다. 구대성은 5경기 전체 등판, 1승 1패 3세이브를 기록하며 MVP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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