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세계 정세악화 책임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어”

최선희·라브로프, 전략대화…북한군 파병 언급은 없어

북러외교회담장에 들어선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타스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한반도에서 정세가 악화한 책임을 미국과 그 동맹에 돌렸다. 러시아는 미국과 동맹들에 맞서는 북한의 조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략대화 결과 공보문을 2일 내고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그리고 기타 지역에서 정세 격화의 주요 원인은 미국과 그 추종국가들의 도발 행위에 있다는 데 공동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 외무상과 세르게이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전략대화를 열었다.

러시아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침략정책을 억제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지도부의 조처들에 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을 두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러는 이번 전략대화에서 지난 6월 북러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심도 있는 의견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러는 세부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쌍무 관계 발전을 위한 실천적 문제’를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최 외무상은 지난달 29일부터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전략대화, 김일성 첫 소련 공식방문 기념현판 제막식 참석 등의 일정을 진행 중이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