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참관단’ 파견에 힘 싣는 정부…과거에도 있었다는데 장단점은?
이라크전 당시 파견…軍 “파병과 별개”
北 전술·작전·전략 연구할 기회지만,
민주당 “전쟁불씨 韓으로 가져올 것”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참관단 또는 전황분석단을 보내는 것과 관련해 “당연한 우리 군의 임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 동향을 분석하면 우리 군이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아직 참관단 파견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김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이를 언급한 만큼 곧 파견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여권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위험 부담이 크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2일 정보당국과 국회 정보위원회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전 참관단은 군·정보 분야 전문가들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전선의 상황이나 전술, 전략, 무기 체계 등을 분석하고자 보낸 참관단과 유사한 형태일 것으로 전망된다.
파견단이 꾸려진다면 국가정보원 역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지난달 29일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우리 정부나 국정원에서는 참관단이나 심문조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 없다”면서도 “내용상으로는 그런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을 파견하는 것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군 소속으로 해외 파병·작전을 다녀온 복수의 취재원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해부대 출신 A씨는 “개인의 전술, 지휘관의 작전, 부대의 전략 등 3박자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다”며 “대상은 북한 특전사 격이라는 ‘폭풍군단’이고, 또 러시아·체첸군도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또 과거보다 전면전이 줄어들고 국지도발, 또는 특수전의 형태로 교전이 이뤄지는 점을 짚었다. 대규모 지상전을 들여다볼 기회가 과거처럼 많지 않으니, 우크라이나에서 이뤄지는 포격전·시가전 등도 적극 연구해야 한반도 안보에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미 육군으로 이라크와 독일 등에 배치됐던 B씨도 “실제 교전은 훈련하면서 가상으로만 돌린 상황(시나리오)과 너무 다르다”며 “미군이 참전했던 이들에게 전투보병휘장(CIB)을 왜 주겠나. (일반 장병들과) 구분하는 당연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전략적 자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외교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 정부의 참관단 파견이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우리 정부가 대외적으로 ‘참관단’이라 표현하더라도 러시아와 북한에서 ‘파병’으로 받아들이면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우크라이나에 만약에 파병을 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전에 우리가 말려들어간다”며 “그래서 우크라이나의 전쟁 불씨를 한반도로 갖고 올 수 있는 그런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참관단 파견이 국회에서 정쟁화될 소지는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참관단을 파견하기로 최종 결정할 경우, 참관단의 역할이나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재원 B씨는 “희박하지만 참관단 자격으로 간 이들이 뜻하지 않게 교전 상황에 휘말릴 가능성이 분명 있다”며 “그 상황에서 한국 군·요원이 어떻게 대응할지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내 경우에 나는 군인이었고, 우리는 교전수칙이 있어 결정이 어렵지 않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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