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차 ‘VJ특공대’ PD가 펜과 종이를 들고 전국으로 그림 그리러 다닌 이유 [여책저책]
여행을 떠나 한 곳만 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차라리 그런 사람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간혹 여행지에서조차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는 이가 있으니 말이죠. 일상을 탈출해 새로운 곳에 왔다면 그곳에서의 시간을 충분히 만끽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행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을 열어주기도 하고, 기분을 전환시켜주기도 하니 말이죠.
카메라로 영상을 담는 30년차 PD가 있습니다. 그는 여행을 나서서는 영상보다는 흰 종이와 펜을 선호합니다. 그곳의 풍광을 자신의 그림으로 옮기기 위해서죠. 그런 그가 책이 있는 공간을 찾아 여행을 다니며 쓰고 그린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국어 교과서 내지는 문학책에 꼭 등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효석, 이육사, 채만식 등이죠. 그들의 이름 옆에는 태어난 고향 또는 활동했던 본거지가 뒤따르는데요. 이효석은 강원도 봉평, 이육사는 경북 안동, 채만식은 전북 군산이 그렇습니다. 국문학자 강진호는 20년 동안 수많은 문학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전국 방방곡곡에 답사를 다녔는데요. 그 결과물이 최근 출간했습니다.
여책저책은 여행을 그림으로 만난 방송PD와 여행을 문학으로 만난 국문학자의 책을 소개합니다.
리피디(이승익) | 블랙잉크
이 책은 단순히 책을 더 많이 읽거나 가까이하자는 목적은 전혀 없다. 더구나 특정 장소를 홍보하기 위한 생각은 더더구나 아니다. 대신 우리 주변에 우리를 기다리는 수많은 책과 멋진 공간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은 목적이 크다. 그 안에서 행복을 느끼려 전국의 여러 책방과 도서관을 책에 담았다.
강진호 | 민음사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문학’의 저자 강진호는 딱 그런 경험을 맞닥뜨린 듯 하다. 문학박사이자 평론가, 국문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국내 여행을 하면서 의도치 않게 문학의 흔적을 만났다. 자신의 주 전공분야이기도 한 문학을 연구자 시점으로 접하니 새로운 눈이 떠졌다. 대개 국문과 답사 현장으로 전해지는 학습 장소이거나 다른 목적을 위해 찾았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는 틈새의 장소였지만 모르고 지나치기에는 아쉽거나 스치듯 둘러보기엔 아까운 곳이 많았다. 저자는 언젠가 문학 여행을 주제로 다시 찾고 싶은 곳이자 교과서에서 배운 작품들을 삶의 언어로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책에 옮겼다.
“나에게 인천은 오정희의 소설 ‘중국인 거리’의 창작 무대로 관심을 끈 공간이기도 하다. 그 소설에는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인천의 풍경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태준 고택 마루에 앉아 젊은 시절의 이태준을 떠올려본다. 멀리 성북동 계곡을 따라 황수건이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9월에 와야 장관이지요. 9월에 오시지 그러셨어요.” 내가 봉평에 간 시점은 이제 막 메밀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8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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