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로 간 망가졌다면…“정신과 문도 두드려라” [건강한겨레]

윤은숙 기자 2024. 11. 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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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간 질환자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를 함께 받을 경우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시현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적 접근을 병행하여 더 나은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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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적 치료 병행시 생존율 달라...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규명
게티이미지뱅크

알코올성 간 질환자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를 함께 받을 경우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의료진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은 최근 영국 UK 바이오뱅크의 데이터를 활용해 위와 같은 상관관계를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천417명의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20년간 추적 관찰을 실시했다. 관찰 결과 정신건강의학과 협진 및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 전체 사망률과 간질환 관련 사망률이 현저히 낮았으며, 간경화 발생률 또한 유의미하게 줄었다.

알코올성 간 질환 진단 이후 50%가 생존하는 시점까지의 시간을 의미하는 중위 생존 기간도 치료받지 않은 경우 10.1년에서 치료받은 경우 15.0년까지 늘었다.

알코올성 간 질환자가 정신건강의학적 치료를 함께 받을 경우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정신건강의학과적 개입이 유의미한 생존율 및 생존 기간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빅데이터에 기반해 처음으로 입증한 데에 의의가 있다. 배시현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코올성 간질환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적 접근을 병행하여 더 나은 치료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고 설명했다.

알코올성 간 질환은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 등 음주로 인해 발생한다.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간경변, 간암 등으로 이어져 치명적이다. 전문의 처방에 따른 약 복용, 진행의 위험인자 등 통합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술을 끊어야 한다. 그러나 잦은 음주로 간 질환까지 얻은 환자가 스스로 술을 끊기란 쉽지 않다. 환자가 알코올 사용장애나 우울증을 동반하는 등 정신건강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의학과를 함께 찾는 환자는 아직 많지 않다. 게다가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배경의 영향으로 금주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마저 있다. 양경모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의 필요성을 더 적극적으로 설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김성환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도움이 되는 이유는 간 기능 손상뿐만 아니라 과도한 음주의 근본적인 원인을 함께 다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병행할 경우 술을 마시는 상황과 환경을 자세히 파악해 이를 피하고 대안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과 KAIST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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