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늘리면 치매 위험 뚝↓…"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4. 11. 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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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연구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근육을 늘려야 당뇨병, 동맥경화 등을 비롯한 질환의 발생 위험이 낮아지고 사망률도 낮출 수 있다. 현재까지 완치제가 없는 치매의 발생 위험과 근육량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들도 다수 나왔다. 특히 최근에는 근육량을 늘리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근육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근육량과 지방률이 치매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근육량 늘리고, 지방률 줄이면 치매 위험↓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김성민 연구교수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은 근육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줄이고, 반대로 지방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약 1,300만 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별과 연령에 따른 체성분 변화가 치매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기존에 검증된 예측 방정식을 사용해 제지방량(pLBMI), 사지근육량(pASMI), 체지방량(pBFMI)을 추정했으며, 각 지표는 체중에서 지방을 제외한 체성분, 팔과 다리의 근육량, 신체의 지방량을 나타낸다. 이후 연구팀은 두 차례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비교해 각 지표의 변화를 측정하고, Cox 비례 위험 회귀 분석을 통해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가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약 8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근육량이 증가할수록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치매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제지방량이 1㎏/㎡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이 15% 감소했으며, 여성은 31% 감소했다. 사지근육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30%, 여성은 41%까지 치매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지방량의 증가는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보였으며, 체지방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치매 위험이 19%, 여성은 53%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 성별, 기존 체중, 체중 변화와 관계없이 모든 그룹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60세 미만의 연령층에서 근육량과 지방량 변화가 60세 이상보다 치매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시기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 노년기 치매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성민 연구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기적인 치매 예방을 위해 젊은 시기부터 체성분을 관리하는 것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대규모 연구"라며 "젊을 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관리가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 '임상 및 중개신경학회지(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팔∙다리 근육, 젊어서부터 만들어 놔야
이번 연구로 다시 한번 확인했듯, 젊어서부터 근육량을 적절히 유지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특히, 사지근육량이 많을수록 치매 위험이 감소하는 것을 나타난 만큼, 팔과 다리의 근육을 지금부터 미리 단련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다리 근육 중에서도 전체 근육의 50~70%를 차지하는 허벅지 근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면 혈당 관리가 수월해져 내분비계가 건강해지고, 무릎관절과 고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줄어들어 근골격계가 건강해진다. 골다공증이 생기기 쉬운 폐경기 여성들이 하체 근육을 강화하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허벅지 근육은 뇌 건강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영국 연구진은 쌍둥이 162쌍을 10년간 추적한 결과, 허벅지 근력이 강한 쪽의 인지능력이 평균 18% 더 뛰어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면 뇌 건강을 위협하는 당뇨병과 비만을 예방해 뇌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내외 연구들을 살펴보면 허벅지 근육 감소는 심혈관질환, 치매, 낙상 등의 발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다. 허벅지 근육은 그야말로 건강 수명의 '바로미터'인 셈. 허벅지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평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비탈길을 오르는 등산도 허벅지를 단련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집에서는 △스쿼트 △앉아서 다리 펴기 △사이드 런지 △원 레그 브릿지 등을 통해 허벅지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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