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민주당 대규모 집회…인파에 극심한 교통 체증
경찰에 “정권 바뀌면 가만 안 둔다” 협박도
더불어민주당은 2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 동안 서울역과 숭례문 앞에서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최대 2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집회로 서울 도심 곳곳은 극심한 교통 체증을 빚었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역 4번 출구부터 숭례문 앞까지 약 260m 앞 도로(광화문 방면) 전 차선을 점거하고 집회를 열었다. TOPIS(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숭례문부터 서울역까지는 15㎞/h(정체), 서울역에서 숭례문까지는 9㎞/h(정체)였다.
이날 집회에 민주당은 최대 3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으나,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4시 기준 서울역 인근에는 총 2만6000명~2만8000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1만7000명~2만명 내외가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로 지하철 1호선 서울역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측은 인파가 몰려 집회 현장 앞인 서울역 4·5번 출구를 임시 폐쇄하고, 대신 집회 현장 길 건너편인 3번 출구로 인파를 이동 시켰다. 이 때문에 100m에 불과한 지하철 통행로는 이동하는 데만 5분 이상 걸렸다.
민주당 깃발을 든 한 참가자는 “경찰이 안전 관리를 위해서 라며 출구를 폐쇄했는데, 오히려 안전 사고가 날 것 같다”며 “핼러윈 참사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며 고성을 질렀다. 일부 참가자는 경찰이 4·5번 출구를 막자 “왜 못 가게 막느냐”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다른 참가자는 “서울시와 경찰이 집회를 못하게 막으려는 수작”이라고 비난하며 “정권이 바뀌면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통행로에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역을 이용하려는 일반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충북 청주에 거주한다는 50대 여성 A씨는 “1시 58분 기차인데 사람이 몰려 열차를 못 타게 됐다”며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경찰이 인파 분산을 이유로 참가자들을 보낸 3번 출구 앞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찰이 도로 통제를 했지만, 100m 거리를 이동하는 데만 10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지나가는 시민들 중 일부는 박찬대 원내대표가 단상 위로 올라오자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거나 이름을 연호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의 특검을 주장하며 열은 대국민 집회였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한 배우 이원종(58)씨와 가수 안치환(59)씨가 참석했다. 이원종씨는 단상 위에 올라 윤석열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
가수 안치환씨는 “저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대선 당시 ‘남편이 대통령이 되면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고 말한 간사한 기자회견을 보고 저런 사람이 우리나라 퍼스트 레이디가 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며 “이를 비판하는 노래(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를 만들었더니 정권이 바뀌고 공영방송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구중궁궐에 계시는 중전마마(김건희 여사)가 동태인지 명태인지 하는 사람과 만든 유행어”라며 “오빠!” “배 나온 오빠!”를 외쳤다.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진성규명’이 적힌 피켓을 든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나오는 영상이 재생되자 야유와 욕설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단상에 올라온 민주당 지도부는 일제히 김건희 여사 특검과 대통령 하야를 주장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대한민국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된 윤 대통령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고, 김병주 최고위원은 “정부가 러시아와의 전쟁 불씨를 갖고 오고 있다”며 “전쟁으로 몰아가는 무능한 정권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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