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 플레이어] 긴 출전 시간+수비 에너지 레벨+승부처 결정력, 허훈은 모든 걸 보여줬다!

손동환 2024. 11. 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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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180cm, G)이 처음부터 끝까지 집념을 보여줬다.

수원 KT는 2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원주 DB를 80-78로 꺾었다. 시즌 두 번째 연승. 그리고 4승 2패를 기록했다.

허훈은 KT의 에이스. 2024~2025시즌 종료 후에는 FA(자유계약)를 취득한다. 생애 첫 FA이기에, 허훈의 거취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허훈의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 비시즌 훈련 중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슈팅 핸드를 다친 허훈은 2024~2025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5점에 그쳤다. 허훈의 소속 팀인 KT도 상대 팀인 부산 KCC에 패했다.

하지만 허훈은 손목 통증을 이겨냈다. 개막전 이후 4경기에서 평균 16.5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중 2경기에서 득점-어시스트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KT에서 가장 위력적인 옵션이다.

허훈은 박인웅(190cm, F)이나 김영현(186cm, G)의 터프한 몸싸움과 마주했다. 그렇지만 허훈은 특유의 낮은 자세와 백 보드 점퍼로 이를 이겨냈다. 또는 순간적인 돌파로 매치업의 파울을 이끌었다.

수비 또한 적극적으로 했다. 볼 흐름을 살피되, 비어있는 곳으로 끝까지 다가갔다. 특히, 코너로 나가는 패스를 끝까지 차단하려고 했다.

하지만 허훈이 노력한 것과 달리, KT는 경기 시작 4분 30초 만에 두 자리 점수 차(4-14)로 밀렸다. 그러나 허훈은 팀원들의 빠른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 9-14로 DB의 추격을 저지했다.

KT가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그렇지만 이선 알바노(185cm, G)와 치나누 오누아쿠(206cm, C)의 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알바노에게는 점퍼를, 오누아쿠에게는 골밑 득점을 허용한 것. 1쿼터 종료 3분 14초 전에는 9-20으로 밀렸다.

허훈은 수비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다. 수비를 위한 몸싸움과 스텝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그리고 앞으로 뛰는 동료들에게 패스. 속공의 시작점을 만들기도 했다. 두 자리 점수 차로 흔들렸던 KT도 18-25로 2쿼터를 맞았다.

포워드 라인이 달라졌지만, 허훈은 쉴 수 없었다. 허훈만큼 파괴력을 지닌 볼 핸들러가 KT에 없었기 때문. 허훈 또한 책임감을 느꼈다.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음에도, DB 림으로 접근. 최소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추격 시작점을 어떻게든 만들었다.

허훈은 수비에 더욱 집중했다. 2쿼터 시작 3분 37초에는 스틸 이후 단독 속공. 25-32로 DB와 간격을 좁혔다. 그 후에도 로테이션 수비에 적극 가세. DB의 볼 흐름을 옥죄었다.

허훈을 포함한 KT 선수들이 수비로 상승세를 만들었다. 그리고 허훈은 KT 포워드 라인(문성곤-문정현-박준영)의 높이와 어우러졌다. KT 포워드 라인에게 쏠린 수비 시선을 돌파와 3점, 엔트리 패스 등으로 역이용했다. 허훈이 터지자, KT와 DB의 간격은 ‘2(37-39)’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허훈은 18분 29초 동안 1초도 쉬지 않았다. 게다가 KT의 기세가 사그러들었다. 이를 포착한 송영진 KT 감독은 허훈에게 휴식 시간을 줬다.

그렇지만 허훈이 빠진 후, KT는 공수 모두 흔들렸다. 42-48로 3쿼터를 시작해야 했다. 허훈의 부담감 역시 커졌다.

하지만 허훈은 전반전처럼 공수 모두 에너지를 쏟았다. 다만, 3쿼터에는 득점에 조금 더 많은 힘을 쏟았다. 그렇게 해야 했다. 허훈의 승부처 경쟁력이 후반전에 필요했기 때문.

허훈이 공격에 힘을 쏟자, 레이션 해먼즈(200cm, F)도 자신 있게 던졌다. 3쿼터 시작 2분 51초 만에 3점. DB와 간격을 다시 한 번 ‘2(50-52)’로 좁혔다. DB를 또 한 번 위기로 몰아넣었다. 허훈의 적극성이 나비효과를 일으킨 셈.

한희원(195cm, F)도 3점을 터뜨렸다. 허훈은 그 후 빠른 로테이션 수비로 김영현의 턴오버를 유도했다. KT 상승세를 극대화했다. 상승세를 등에 업은 문정현이 풋백 득점. KT는 57-56으로 역전했다.

여러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를 고루 했다. 허훈을 향한 수비가 헐거워졌다. 이를 파악한 허훈은 1대1을 자신 있게 했다. 자신보다 한참 큰 강상재(200cm, F) 앞에서도 백 보드 점퍼를 작렬했다. KT를 61-58로 앞서게 했다.

그렇지만 문정현이 3쿼터 종료 50.2초 전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코트에서 허훈을 도와줄 이가 사라졌다. 허훈을 향한 압박은 더 거세질 것 같았다. 게다가 KT는 63-65로 재역전당했다. 허훈은 그런 압박감을 극복해야 했다.

KT는 4쿼터 한때 66-74까지 밀렸다. 하지만 허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강한 수비에 이은 속공 전개로 동료들을 신나게 했고, 중요한 순간에는 직접 슈팅했다. 에이스가 나서줬기에, KT도 75-76으로 DB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남은 시간은 1분 48초.

KT는 경기 종료 30초 전 77-78로 밀렸다. 그러나 허훈은 그런 순간을 즐겼다. 알바노와 1대1 구도를 만든 후, 스핀 무브에 이은 득점. 결승 득점이자 역전 득점(79-78)을 해냈다.

KT는 그 후 DB의 파울 작전에 휘말렸다. 허훈은 경기 종료 2초 전 볼을 잡았다. 자유투 1구만 성공. DB에 타임 아웃할 틈을 주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를 매듭지었다.

허훈의 이날 기록은 27점 6어시스트 5스틸에 2개의 리바운드였다. 출전 시간은 무려 38분 29초였다. 가장 돋보인 건 2가지였다. ‘공수 에너지 레벨’과 ‘승부처 경쟁력’이었다. 즉, 긴 시간 동안 공수 집중력을 유지했고, 마지막에 강심장의 면모를 뽐냈다. 그래서 허훈의 DB전은 인상적이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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