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100억 이상, 김원중-최원태-엄상백 경쟁 붙나, 허경민은 시장 나올까… KBO FA 자격선수 30명 공시, 쩐의 전쟁 시작됐다 [공식발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의 통합우승으로 끝난 2024년 KBO리그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쩐의 전쟁’에 돌입한다. KBO는 2025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총 30명의 선수를 공시했다. 물론 이들 모두가 FA 시장에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관심을 모으고 있는 대어들 위주로 치열한 영입전이 예상된다는 시각도 있다. 최정이 개인 두 번째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계약이 확실시돼 ‘최대어’ 평가를 받는 가운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KBO는 “2일(토) 2025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고 발표했다.
KBO에 따르면 2025년 FA 자격 선수는 총 30명이다. FA 등급 별로는 A 등급 3명, B 등급 15명, C 등급 12명이다. 이 중 처음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13명, 재자격 선수는 9명, 이미 FA 자격을 취득했지만 FA 승인 신청을 하지 않고 자격을 유지한 선수는 8명이다.
구단 별로는 KT가 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NC가 4명, KIA, 두산, SSG, 롯데, 한화, 키움이 각각 3명씩, 삼성 2명, LG 1명이다.
또한, 비FA 다년 계약 체결 선수 및 기존 FA 선수 중 계약 기간 연장 옵션 발동 등으로 FA 자격 요건을 신규 취득 또는 재취득했으나 올해 계약 기간이 종료되지 않은 ‘FA계약 유보선수’ 11명도 함께 공시했다. 이에 해당 선수는 2025 FA 자격 승인신청을 할 수 없으며, FA 자격은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해까지 유보된다.
2025년 FA 자격 선수는 공시 후 2일 이내인 11월 4일(월)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해야 하며, KBO는 신청 마감 다음 날인 11월 5일(화) FA 권리를 행사한 선수들을 FA 승인 선수로 공시할 예정이다.
FA 승인 선수는 공시 다음날인 11월 6일(수)부터 모든 구단(해외 구단 포함)과 선수 계약을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
만약 이적으로 보상이 발생할시의 규정은 등급마다 다르다. A등급은 구단 내 연봉 1~3위, 전체 1~30위 선수다. B등급은 구단 내 4~10위, 전체 31~60위며, C등급은 구단 내 11위 이하, 전체 61위 이하 선수다. A등급 선수의 보상 규정은 직전 연도 연봉의 200%에 보호선수 20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300%다. B등급 선수의 보상 규정은 직전 연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또는 전년도 연봉의 200%다. C등급 선수의 보상 규정에는 보호선수 외 선수 지명이 없고 전년도 연봉의 150%만 주면 된다.
이에 선수들이 어떤 등급을 가지고 FA 시장에 나오느냐가 중요하다. 보상 문턱이 낮을수록 타 팀의 제안이 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단 내 연봉 순위는 비교적 명확하게 알 수 있지만, 리그 전체 연봉 순위는 옵션 달성 여부까지 계산해 KBO가 집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등급 예상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kt는 투수 엄상백(B등급), 투수 우규민(C등급), 내야수 박경수(C등급), 내야수 심우준(B등급), 내야수 오재일(B등급)이 시장에 나온다. 이중 이미 은퇴를 선언한 박경수를 제외한 나머지 네 선수의 거취가 관심이다. 특히 엄상백은 최원태와 더불어 선발 투수 최대어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1996년생이라 아직 20대 선수고, 10승을 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엄상백은 올해 29경기에서 156⅔이닝을 던지며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심우준 또한 유격수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로 관심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kt 감독은 시즌 중 심우준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어 구단이 발 빠르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규민 오재일도 나이는 많지만 올해 1군 전력이었던 만큼 합리적인 수준에서 잡을 필요가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KIA는 투수 임기영(B등급)과 장현식(B등급), 내야수 서건창(C등급)이 FA 공시 선수로 분류됐다. 이중 올해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 불펜의 필승조 몫을 했던 장현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현식은 시즌 75경기에 나가 75⅓이닝을 던지며 5승4패16홀드 평균자책점 3.94로 분전했다.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꾸준하게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만큼 팀 공헌도도 높은 편이었다. FA 자격을 얻고도 계속해서 자격 행사를 미뤘던 서건창이 이번에는 FA를 선언할지도 관심이다. 서건창은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0.310, 26타점을 기록하며 근래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근래 들어서는 성적이 좋지 않아 FA 자격을 뒤로 미룬 점이 있었는데 올해는 도전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내야수 류지혁(B등급), 외야수 김헌곤(C등급)이 FA 자격을 얻는다. 류지혁은 올해 팀의 주전 2루수, 김헌곤도 주전급 외야수로 활약하며 팀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들이었다. 대어들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금액이 책정되느냐가 관심이다. LG는 선발 최대어 중 하나인 최원태(A등급)가 시장에 나온다. 1997년생으로 아직 전성기가 한참 남은 최원태는 올해 24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고, KBO리그 통산 217경기에 나가 78승을 거둔 실적이 있는 투수다. 애당초 시장에 나오면 선발 최대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가운데 타 팀의 참전이 있을지에 따라 시장 가치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투수 김강률(C등급), 내야수 김재호(C등급), 내야수 허경민(B등급)이 시장에 나온다. 관심을 모으는 건 허경민이다. 허경민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첫 FA 자격을 얻어 4+3년 총액 85억 원에 원 소속팀 두산에 잔류한 바 있다. 당시 허경민의 계약은 조금 독특했다. 4년간 계약금 25억 원과 연봉 총액 40억 원을 포함해 일단 65억 원을 받고, 4년 계약이 끝난 뒤 3년간은 선수 옵션을 가졌다. 이 선수 옵션은 3년 20억 원이다. 허경민으로서는 시장에 나가 3년 20억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하면 이 옵션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재신청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않다면 두산과 선수 옵션을 실행하고 3년 더 두산에서 뛸 수 있다.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단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장타가 뛰어난 선수는 아니지만 수비력은 여전히 인정을 받고 있고, 올해도 115경기에서 타율 0.309를 기록했다. 두산이 허경민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도 관심이다.
SSG도 세 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는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인 내야수 최정(C등급)을 포함, 올해 홀드왕인 투수 노경은(B등급), 그리고 지난해 구원왕인 서진용(B등급)이 모두 FA 자격을 얻는다. 이중 최정의 거취가 가장 큰 관심이다. SSG와 최정은 근래 들어 꾸준하게 비FA 다년 계약 협상을 해왔다. SSG는 이미 4년 총액 100억 원 이상의 금액을 제안했고, 최정 측도 총액 자체에는 그렇게 큰 이견을 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계약의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있어 아직은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이 팀에 잔류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이지만, 발표 시점이 조금은 뒤로 밀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SG는 노경은과도 비FA 다년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은 협상이 완료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SSG는 노경은도 반드시 잡는다는 전제 하에 이번 오프시즌의 큰 틀을 짜고 있다. 올해 대체가 어려운 활약을 했고, 노경은이 시장에 나가면 타 팀과 경쟁이 불가피해 잔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노경은이 FA 자격을 선언한다고 해도 계속해서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진용의 경우는 구단도 FA 자격을 신청할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2023년 42세이브를 거두며 리그 구원왕에 오른 서진용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와 문제가 있었던 뼈를 깎아내는 수술을 받았다. 다만 그 여파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시즌 5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55에 그쳤다.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기에 내년에 원래 성적을 거두고 화려하게 FA 시장에 나가는 것도 하나의 시나리오다. 서진용은 시즌 막판까지만 해도 FA 자격을 신청할지에 대해 확실하게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에이전시 등 여러 조언을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투수 김원중(A등급), 투수 구승민(A등급), 투수 진해수(B등급)가 FA 자격을 얻는다. 구승민 진해수는 올해 성적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기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구승민은 A등급이라 운신의 폭이 좁다. 다만 팀 마무리 김원중은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A등급이기는 하지만 최근 5년간 132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다. 올해는 56경기에서 3승6패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기록에 비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많았다는 비판이 있지만, 1993년생의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마무리 경력이 풍부하다. 롯데도 김원중을 놓치면 딱히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롯데도 잔류를 원하겠지만 결국 김원중이 요구하는 금액의 수준에 따라 롯데의 전략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원중 측은 당연히 타 구단의 오퍼를 기다리면서 몸값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한화에는 포수 이재원(B등급), 내야수 하주석(B등급), 외야수 김강민(C등급)이 FA 자격을 얻었다. 김강민은 이미 은퇴를 선언했고, 이재원도 FA 자격을 신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감이 실린다. 하주석은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다. 시즌 64경기에서 타율 0.292를 기록했으나 확실하게 반등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는 경기 수가 많지 않았다.
NC는 투수 심창민(B등급), 투수 이용찬(B등급), 투수 임정호(C등급), 외야수 김성욱(C등급)이 FA 자격을 얻었다. 이중 심창민은 방출됐고, 이용찬은 팀 마무리로서 얼마의 가치를 산정하고 있을지가 관심사다. 이용찬은 올해 57경기에서 3승9패16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13의 급격한 저하를 겪었다. 2021년과 2022년까지만 해도 NC의 수호신으로 믿음직스러운 활약을 했지만 지난해부터 성적이 계속 하락세다. 임정호와 김성욱은 보상 문턱이 낮고, 계약 규모가 크지 않을 선수라는 점에서 오히려 타 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키움은 투수 문성현(C등급), 내야수 최주환(B등급), 외야수 이용규(C등급)가 FA 자격을 얻었다. 베테랑 이용규 최주환의 거취가 관심을 모은다. 한편 FA 자격 연한은 채웠지만 FA로 공시되지 않은 선수들이 있다. 바로 이전에 구단과 자격 공시를 다 커버하는 FA 혹은 비FA 다년 계약을 한 선수들이다. 김태군, 최형우(KIA), 구자욱(삼성), 김현수(LG), 정수빈(두산), 고영표(KT), 김성현, 문승원, 박종훈, 한유섬(SSG), 박세웅(롯데)이 여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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