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잘하자!"…'한화 유일 태극마크' 김서현 155km 찍고 변화구 제구도 완벽, 사령탑 눈도장 제대로 찍었다 [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건호 기자] "대만 가서 잘하자!"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일 서울 고착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베이스볼시리즈 With TVING' 쿠바와의 평가전 첫 번째 맞대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투수진의 호투가 빛났다. 그중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김서현(한화 이글스)이었다. 6회초 마운드에 올라온 김서현은 요엘키스 기베르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빅리거' 요안 몬카다를 상대했는데, 포심패스트볼 3개가 연속 존에서 벗어났다. 3개의 공 모두 150km/h가 넘는 빠른 공이었지만, 존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자 김서현이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기 시작했다. 4구째 슬라이더를 던져 첫 번째 스트라이크를 올렸다. 이어 5구도 슬라이더를 구사해 파울을 유도, 6구도 슬라이더를 한 번 더 뿌려 2루수 땅볼 타구를 유도했다. 이어 발바로 아루에바루에나를 상대해 3루수 땅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김서현은 슬라이더(7구)-포심패스트볼(6구)을 섞었는데, 최고 구속은 155km/h가 나왔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중일 감독은 "인상 깊게 본 것이, 나는 (김)서현이가 변화구 제구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타자(몬카다)를 상대로 볼볼볼을 하더니, 이후 변화구 3개로 잡아냈다"며 "공이 빠르면 변화구 제구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튿날 쿠바와의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김서현은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었다. 고척에서 오랜만인데 구속도 잘나오고 변화구도 많이 좋아지다 보니 타자를 상대하는 데 편안함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서현은 청소년대표 때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지만, 프로 무대를 밟은 후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오랜만에 외국인타자들을 상대한 것이다. 그는 "다른 외국인 선수를 상대하는 해서 긴장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마음을 편하게 던지라고 했다. 편하게 던져 결과가 좋았다"며 "시즌 중반 슬라이더가 좋아지고 폼의 변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중반부터 자신감이 올라오다 보니 작년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최고 구속 155km/h는 이날 경기 대표팀 투수 중 가장 빠른 구속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구속을 딱히 생각하지 않았다. 로케이션을 하체 위주로 쓰라는 코치님의 말씀이 있었다. 구속은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도 류중일 감독은 김서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령탑은 "빠른 공으로 3개를 던지는데, 공이 빠지더라. 거기서 또 빠른 공으로 승부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3B에서 투수가 변화구를 잘 안 던지는데, 던지더라. 또 두 번째 던지고 세 번째도 던져서 딱 잡아내더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에 김서현은 "어제 기사로도 봤는데,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다. 좋게 봐주셔서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든다. 끝까지 살아남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서현은 대표팀에서 함께하고 있는 선배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있다. 특히 투수조 맏형 고영표의 조언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고영표 선배님께서 폼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많은 부분을 말한 것이 아니라 '팔 앞부분을 조금만 잡아두고 가면 제구 잡는 것이 훨씬 편할 것 같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현은 쿠바와의 첫 경기에서 류중일 감독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류중일 감독은 김서현에게 "(대만) 가서 잘 하자"고 웃으며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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