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마지노선' 붕괴…기회 잡은 野 '여론전' 총력
민주당 '2일 토요집회' 최대 3만명 동원 예상
"4~5만명 모이면 정부심판 민심 확인 될 것"
조국혁신당 가세…대구부터 '탄핵다방' 시작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20%대를 간신히 유지하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결국 10%대로 곤두박질 쳤다. '명태균 게이트' 당사자인 명태균씨와의 육성 통화 녹음파일 공개가 바닥으로 끌어내린 것이다. 그러나 '명태균 게이트'의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로 지지율은 더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 지난달 29~31일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윤 대통령 직무수행을 평가한 결과 긍정 평가는 19%, 부정 평가는 72%로 각각 집계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7%)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1.1%)
엠브레인퍼블릭이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전국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0.0%)한 결과도 긍정 평가는 17%, 부정 평가는 78%로 나타났다.(앞서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부정평가 이유는 김 여사 리스크다. '명태균 게이트' 정점을 찍은 윤 대통령 육성파일은 채 반영이 안 됐다는 분석이다.
◇"尹 육성, 추후 여론조사 반영될 것"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31일) 충격적인 녹취록이 이번 조사에 반영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공천과 당무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있었지만 실제 녹취록 음성을 통해 확인되니 저 역시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것들이 (추후) 여론조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여론조사 업계에 따르면, 통상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 이슈가 불거진 당일보다, 확산되고 재생산된 최소 일주일 후 여론이 정확도가 높다고 보고 있다. 즉, 아직 공천 개입 의혹 관련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음성파일 논란이 민심에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향후 지지율이 더욱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향후 공개될 여러 여론조사에선 20%대 붕괴는 물론 지지율 역대 최저치가 연일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못한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이 야권의 여론전과 맞물려 민심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소위 '명태균 게이트'는 현재 진행 중이다"라면서 "최근 나온 여론조사는 명씨 논란이 반영된 것은 맞지만 윤 대통령의 육성이 나온 지난달 31일 당시 상황이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더욱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60~70대 보수 등) 핵심 지지층이 기대했던 법치주의를 통한 국정 운영이 무너지면서 이탈했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지층이 흩어지기 시작한 것이라면 마지막 최저 지지율 저항선이 형성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배경에 대해선 "윤 대통령에게 기대했던 부분은 법치가 제대로 작동되는 사회였지만,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실망으로 돌아서면서 지지율 저항선이 꺼져버린 것"이라며 "더욱이 윤 대통령 외면에서 드러나는 남자다움(마초·macho) 성향과 달리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이는 정치적 보수성을 언급하는 것이 아닌 '문화적 보수성'을 말하는 것"이라며 "현재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면 지지율이 더욱 떨어질 수 있는데, 이제부턴 1%p가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했다.
◇尹 지지율, 20%대 붕괴 처음
야권에서 조차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 10%대 추락을 "충격적인 수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해 국정 운영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불거졌지만 20%대가 붕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파도 파도 끝이 없는 김 여사의 화수분 리스크 앞에 정상적 국정운영의 마지노선인 20%마저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며 "십중팔구의 국민들이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하고, 더 이상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옹호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물러날 곳 없는 막다른 골목"이라며 "10%대 지지율이란 그런 것인 만큼, 이제 시간조차 결코 당신들 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야권에선 이번 윤 대통령의 음성파일 논란을 확산시키기 위한 여론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논란을 "전대미문의 사태"라고 규정하고 총력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당은 이날 국회에서 약 190명의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이 모여 연석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 공세에 초점을 맞춘 결의문을 채택했다. 여기에는 △국민의 정권심판 열망을 담아 전국민적 행동 개시 △국정농단 진상 규명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 완수 △윤석열 정권에 맞서 승리 등 내용이 담겼다.
당의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은 2일 서울역 인근에서 진행되는 '김건희 국정농단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하기 위한 대규모 장외 집회였지만, 이번 윤 대통령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세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 "윤석열-김건희 범죄공동체"
한 대변인은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규탄대회는 맞지만, 녹취록과 여러 증언을 통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범죄 공동체라고 규정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라고 보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공세) 범위 확대보단 윤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이고 여기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내 일부에선 장외 집회 참여 인원수도 향후 이슈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256개 지역구의 각 위원회는 당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당내에선 2만~3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일반 시민의 참여 여부다. 당내서도 주말 오후 2시 집회인 만큼 일반 시민의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총 4~5만명(일반 시민 포함)이 참석한다면 '윤석열 정부 심판' 민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각 지역위원회에서 당원 참여 독려를 하고 있는 만큼, 개인적인 생각으론 주말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3만명이 모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만약 5만명 이상 모인다면 민심도 윤석열 정권 심판을 바라고 있다고 모든 국민이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대통령 탄핵 군불 때기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유권자와의 스킨십을 늘리기 위해 선보였던 '꾹다방'을 변형시킨 '탄핵 다방'을 여당의 텃밭인 대구에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조국 대표는 지난달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장 윤석열 정권에게 호의적이라는 대구에서 '탄핵 다방'을 열어 국민에게 직접 탄핵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혁신당에 따르면, '탄핵 다방'은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수사 외압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명태균 게이트 등 사례를 들어 탄핵 필요성과 심각성을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대구를 시작으로 목포·서울·전주·광주·경남 등 전국을 순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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