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지구, 바다] 기후재난...`독도 바다`가 달아오른다

안경애 2024. 11. 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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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누리호
30년간('91-'20년) 해수면 상승률(21개 조위관측소), 국립해양조사원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전경

지난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었다.

'독도의 날'은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자 이 날을 계기로 울릉도·독도의 생물 다양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날이기도 하다.

울릉도·독도는 대한민국 최동단에 위치하며, 동해 해양 생태계의 오아시스로 생태학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해양 영토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부도 지난 2014년, 울릉도 주변 해역의 해양보호생물의 서식지와 산란지를 보호하고, 산호·바닷말류 등 우수한 해저 경관을 보전하고 관리할 목적으로 을릉도 주변 해역을 동해안 최초로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육지에도 길이 있듯이 바다에도 해류가 만든 길이 있다. 남쪽에서 따뜻한 바닷물과 북쪽에서 차가운 바닷물을 따라 이동해 온 다양한 해양 생물이 울릉도·독도 주변 바다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 또 강한 표층 해류는 섬에 부딪히면서 영양염이 풍부한 표층 아래의 물을 표층으로 이동시켜 섬 연안의 바다 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한다. 그렇게 울릉도·독도의 바람과 파도 그리고 해류는 울릉도·독도의 해양 생태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그러나, 현재 울릉도·독도 주변 바다는 기후위기와 맞물려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가장 빠른 표층 수온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울릉도·독도 바다의 아열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의 울릉도 연안 표층수온 장기 분석 결과(1965~2023년)에 따르면, 표층 수온이 20℃ 이상 나타나 바다의 여름이라고 할 수 있는 날이 1960년대는 연간 약 83일, 2020년대에는 연간 약 141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더불어, 국립해양조사원에서 30년간(1991~2020년)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울릉도는 1년에 6.17밀리미터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러한 상승률은 우리나라 평균 상승률(1년에 3.03mm)보다 2배이상 높은 수치이다.

이처럼 표층 수온이 상승하고, 바다의 여름 기간이 늘어나면 해양 환경이 아열대성이나 열대성으로 바뀌게 되고, 이에 따라 주요 어장의 변화, 먹이 생물의 변화에 따른 어류 성장률의 변화, 어류 산란 패턴의 변화 등 다양한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KIOST 동해연구소 동해환경연구센터 민원기 박사 연구팀은 우석대학교 황성진 교수 연구팀과 함께 2022년 8월 독도 남서해역 수중 수심 7m에서 한국미기록종인 '둥근측컵돌산호'를 발견하였다. 미기록종은 다른 나라에서는 발견되었지만 국내에서 사는 것이 처음 확인된 종을 의미한다. 보고된 돌산호는 1872년 필리핀 동쪽 사마르 섬 라피닉(Samar, Lapinig)에서 처음 발견된 종으로 주된 서식지가 열대 해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보다 훨씬 북쪽에 위치한 독도 해역에서 발견되었다.

또한, 연구팀은 지난 2021년, 2022년에도 독도 해역에서 아열대성 희귀 어종인 '부채꼬리실고기'와 '파랑쥐치'를 발견한 바 있다. 이는 독도 해역의 해양생태계가 열대, 아열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전 세계적 관심사인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울릉도·독도 주변 바다의 해양생물 다양성을 회복하고 해양생태계가 건강하게 보전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KIOST는 2014년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를 개소한 이후 울릉도·독도 연구의 전진기지로서 주변 해역의 해양생태계와 해양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한편, 주요 해양생물종과 어업자원의 서식처를 보전·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하는 데 있어 과학적 자료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2022년 취항한 울릉도·독도 전용연구선인 '독도누리호'를 활용해 주변 해역의 해양생물 분포 및 해양환경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도 수행중이다.

올해 개소 10주년을 맞은 기지는 지난 6월 20일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개소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미래 비전으로 '기후위기의 시대, 해양과학으로 밝히는 울릉도·독도의 오래된 미래와 섬의 가치'를 선포하였다.

울릉도·독도는 다양한 해양생물의 서식처이면서 역사성과 자연과학적 학술 가치가 매우 커 우리 국민들에게는 의미가 깊은 곳이다. 또한 주변 바다는 한반도 해양 환경의 변화를 가장 잘 감시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울릉도·독도의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해 주변 바다의 해양환경과 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더불어 울릉도·독도 해양수산자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출처> 한국해양과학기술(KIOST) 해양문고 '울릉도, 독도의 바다 생태계', KIOST 김윤배, 민원기 책임연구원,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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