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왕조? 예의 아니다…해태 선배님들처럼 3~4년 연속 KS 나간 것 아니야” 대투수에게 주어진 새로운 목표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왕조는 아직 예의가 아니다.”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6)이 아직 ‘KIA 왕조’를 거론할 시기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위와 같이 밝혔다. 그렇다면 KIA 왕조건설은 양현종과 KIA 베테랑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목표다.
KIA는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다우승을 또 한 차례 늘렸다. 그러나 1983년, 1986~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까지 9차례를 해태 시절에 달성했다. 2001년 KIA로 간판을 바꿔 단 뒤에는 2009년, 2017년, 2024년까지 세 차례에 불과했다.
사실 포스트시즌에 못 나가거나 중, 하위권에 머무른 시간이 길었다. 특히 2009년과 2017년 통합우승 이후 행보가 좋지 않았다. 2011년, 2016년, 2018년, 2022년에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부상, 개개인의 성적 퇴보 등 여러 이유로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번엔 다르다는 전망이 많다. 지금 KIA는 투타 뎁스가 리그 최강이다. 현재 1군 백업들 중에서 뎁스가 강하지 않은 팀들로 가면 주전으로 활용 가능한 선수가 여럿이라는 얘기가 많다. 근래 1차 지명, 1~2라운드 등 상위 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잘 육성해 주축으로 만들었다. 2군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대기 중이다.
양현종과 함께 선발로테이션에서 개막전을 맞이한 투수 전원 부상으로 물러났으나 대체 선발, 불펜 뎁스의 힘으로 1위를 지킨 건, KIA 저력의 역설을 의미한다. 향후 1~2년간 이의리와 윤영철이 정상 가동되고, 황동하와 김도현이 더 성장하면 선발왕국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범호 감독은 자연스럽게 양현종 의존도를 낮추는 게 이상적이라는 생각이다.
타선은 최형우, 나성범, 김선빈, 김태군 등 베테랑들이 나이를 먹더라도 김도영, 박찬호, 최원준, 이우성, 한준수 등이 이미 주축으로 올라섰다. 1군 백업으로 풀타임을 뛴 박정우나 시즌 막판 1군의 맛을 본 윤도현도 1군 주축으로 올라서는 건 시간문제다.
불펜도 마무리 정해영에 전상현 장현식 곽도규 임기영 이준영 김기훈 등이 있다. 장현식과 임기영이 FA 자격을 얻지만, 2군에서 올라올 젊은 불펜들이 있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최근 현장과 프런트가 이어온 성적과 육성, 투 트랙 기조를 이어가면 왕조건설이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양현종은 일단 보여주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직 부족하다. (KIA는) 두산이나 삼성, 옛날 해태 선배님들처럼 정말 3년,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가지 못했다. (2009년 이후 2017년 우승)8년만에 우승, 7년만에 우승이다”라고 했다.
왕조로 가라면 당연히 내년 통합 2연패가 필수다. 양현종은 “만약 내년에도 우승을 하고, 내년, 내 후년에도 이런 자리(한국시리즈)가 있다면, 그때도 정상의 자리에 오른다면 왕조라는 얘기를 하겠지만, 지금은, 아직까지는 왕조라는 단어는 예의가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결국 양현종 등 지금 주축으로 뛰는 베테랑들이 왕조로 가는 발판을 깔아줘야 한다. 양현종에게 주어진 새로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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