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미군 55보급창 화재 당시 대기오염 검사 결과에 안도…“오염 논란 되풀이 될까봐”
암모니아 메탄올 벤젠 등 검출됐으나 일반 화재 수준 판단
시 측 “하수구 통해 인근 동천 내 오염물 유입도 없었다”
부산=글·사진 이승륜 기자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랄 뻔했네요."
부산시가 미군부대 55보급창 냉동창고 화재 당시 대기오염 검사 결과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한숨을 돌렸다. 이번 화재로 과거 오염 논란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시는 대기질 측정에 촉각을 세우고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산시는 55보급창 냉동창고 화재 관련 긴급 대기오염 검사를 한 결과, 우려할 만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지난 24일 오후 6시 31분 부산 동구 범일동에 위치한 55보급창의 냉동창고에 불이 났다. 불은 18시간 만인 다음 날 오후 1시 34분 완전히 꺼졌으며, 냉동창고에 적재된 우레탄 고무 등 자재가 연소하면서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는 과거 55보급창 주변에서 발생했던 오염 논란을 상기시키며 부산시 내부에서 오염 물질 재발 우려를 자아냈다. 앞서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55보급창 인근 아파트 공사 부지의 토양 오염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환경부는 2013년부터 2021년까지 3차례 55보급창 주변 환경 기초 조사를 했으며, 그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아연, 납 등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해 검출됐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2013년 조사에서는 TPH가 기준치의 15.4배, 아연은 5.1배, 납은 2.1배까지 초과해 검출됐다. 이후 조사에서는 TPH, 아연, 납뿐 아니라 비소, 구리, 불소 등의 오염 물질도 확인됐다. 이에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오염 원인 파악을 위해 55보급창 내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시가 시민의 안전에 위험을 줄 수 있는 토양오염 문제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때문에 방치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이번 화재 진압 중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의 대기 측정 차량 2대를 동원해 55보급창의 동서남북 방향에서 대기질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암모니아, 메탄올, 벤젠 등 45개 항목에서 일부 미량의 물질이 검출됐다. 화재가 난 밤 10시 20분부터 11시 10분까지 부대 주변 대기를 이동 측정한 결과 검출된 45개 물질 중 미세먼지가 98.34%로 가장 많았고, 포름알데이트 0.20%, 암모니아 0.14%, 아크롤레인 0.12%, 메탄올 0.11%, 황화수소+프로핀 0.10%, 아황화탄소 0.09%, 벤젠 0.09%, 메틸아민 0.08%, 포름산 0.08%, 프로필렌 옥사이드 0.08% 외에 기타 31가지 물질이 0.59%를 차지했다. 밤 11시 20분부터 다음날 0시까지 동서남북 지점별로 측정한 값을 보면 아크릴린, 아크릴산, 아크릴로니트릴, 염화알릴, 암모니아가 각각 △(동쪽)2.90, 2.93, 0.86, 1.44, 31.35ppb △(서쪽)4.15, 2.81, 1.48, 1.76, 33.80ppb △(남쪽)73.99, 8.40, 2.91, 12.02, 28.43ppb △(북쪽)2.53, 1.98, 0.57, 1.06, 31.97ppb 양으로 검출됐다. 1ppb는 1리터 공기 중 1마이크로그램 정도의 오염 물질이 존재하는 양이다. 이번에 검출된 물질은 창고 내 자재가 연소하면서 나온 것으로, 화재 시 일반적으로 검출되는 수준의 오염물로 판단됐다. 시는 향후 대기오염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화재 현장 주변 유해화학물질 배출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한 합동 감식은 미군 측 요구로 소방본부만 참여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화재 당시와 그 다음 날까지 대기 중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거나, 하수구를 통해 인근 동천으로 오염 물질이 유입된 사례는 없었다"며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미군 측이 우리 시와 협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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