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 불참 전망...11년 만에 총리 대독

정진석 "현재로는 국무총리가 나갈 것으로 알아"
명태균 녹취, 김 여사 특검법 등 여야 대립 상황 고려한 듯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 2013년 이후 11년만에 국무총리가 연설을 대독하게 될 전망이다.

시정연설은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하는 연설을 말한다. 1988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화성정)이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예정인가"라고 질문하자 "현재로서 국무총리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실장은 이어 "대통령 시정연설이 매년 있는 것은 아니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근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간 전화 통화 녹취록 파문, 김 여사 특검법 등을 놓고 여야간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윤 대통령의 시정 연설 불참 가능성이 제기돼었다.

국무총리실도 윤 대통령의 시정 연설 불참 가능성에 대비, 한 총리의 한 총리의 연설문 대독 실무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열린 국회 개원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1987년 민주화 후 현직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당시 윤 대통령의 불참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자 대통령실은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며 설명했었다.

한편 시정연설은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명박 정부 때까지는 취임 첫해만 대통령이 직접하고 이후에는 국무총리가 대독했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현직 대통령이 매년 직접 시정연설에 나서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현직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이어졌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