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재소자 입에 양말 물리고 폭행…교도소 대장짓 20대 벌금형

재판부 "사법의 엄중함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행동"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교도소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기는커녕 대장 노릇을 하며 동료 재소자를 괴롭힌 2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안재훈 부장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폭행, 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청주교도소 재소자 A 씨(25)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15일 같은 방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B 씨(28)의 스트레칭을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다른 재소자들에게 양발을 붙잡게 한 뒤 체중을 실어 어깨를 짓누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그만하라"는 B 씨의 호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입에 양말을 물린 뒤 2시간 동안이나 이 같은 짓을 이어갔다.

이후에도 격투기 연습 제안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옷걸이용 나무막대기로 B 씨를 여러차례 때렸고, 다른 수용자들에게 제지를 당하자 "너 때문에 한 소리 들었다"며 주먹으로 B 씨의 복부를 가격했다.

A 씨는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되레 더 무거운 벌금형을 선고했다.

안 부장판사는 "감히 교정시설에서 실력자라도 되는 양 다른 재소자와 합세해 폭력범죄를 저지른 것은 사법의 엄중함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반사회질서적인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별달리 유리한 정상이 없는 피고인을 상당기간 구금하는 것이 타당하나 형사소송법상 벌금형을 선고할 수 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pupuman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