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 쾅! 마운드 무시무시했지만…'2득점' 물타선 걱정, 4번 누가 쳐야 하나
[OSEN=고척, 이후광 기자]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난 평가전이었다. 각 팀의 젊은 에이스, 마무리가 대거 합류한 마운드는 견고했지만, 타선이 이렇다 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프리미어12 대비 1차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 예비 엔트리 발표 때부터 기대를 모은 마운드가 제 몫을 해냈다. 메이저리그 통산 93홈런에 빛나는 현역 빅리거 요안 몬카다, 경험이 풍부한 알프레도 데스파이네 등이 포진한 쿠바 강타선을 무실점 봉쇄했다.
선발 곽빈이 2이닝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 16구로 스타트를 잘 끊었다. 1회초를 삼진 2개를 곁들인 8구 삼자범퇴로 가볍게 처리한 뒤 2회초 사구, 좌전안타로 처한 무사 1, 2루에서 아르멘테로스를 2루수 뜬공, 발도퀸을 3루수 병살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두 번째 투수는 두산 신인 마무리 김택연이었다. 3회초 등판이 생소할 법도 했지만, 1사 후 무히카에게 빗맞은 좌전안타를 맞은 상황에서 기베르트, 몬카다 테이블세터를 연달아 외야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이어 유영찬(1이닝 무실점)-이영하(1이닝 무실점)-김서현(1이닝 무실점)-김시훈(1이닝 무실점)-조병현(1이닝 무실점)-박영현(1이닝 무실점) 순으로 뒤를 든든히 지켰다. 김서현은 최고 구속 155km의 강속구를 뿌리며 고척돔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홍창기-김휘집-김도영-박동원-문보경-윤동희-송성문-나승엽-이주형 순의 선발 라인업이 출격해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장타는 8회말 2사 후 최원준의 2루타가 유일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볼넷, 김휘집이 10구 승부 끝 중전안타로 무사 1, 3루 밥상을 차렸다. 이어 김도영의 빗맞은 타구가 우익수와 2루수 사이 애매한 곳에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면서 3루주자 홍창기가 홈을 밟았다. 다만 계속된 1사 1루 찬스는 4번 박동원, 5번 문보경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산됐다. 김도영의 2루 도루로 맞이한 2사 2루 득점권 찬스가 후속타 불발로 무산됐다.
대표팀은 2회초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1사 후 송성문이 9구 승부 끝 볼넷을 골라낸 게 주효했다. 나승엽이 좌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1루주자 송성문의 2루 도루에 이어 이주형이 달아나는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경기의 유일한 적시타였다. 4회말 1사 2루, 5회말 무사 1루와 2사 2루, 7회말 2사 1, 2루, 8회말 2사 2루 등 숱한 기회가 득점권 빈타로 무산됐다.
필요할 때 한방을 쳐줘야할 클린업트리오의 부진이 아쉬웠다. 최연소 30-30의 김도영은 2타수 무안타 이후 4회초 교체됐고, 박동원과 문보경은 나란히 안타 1개씩을 신고했지만, 장타는 없었다.
대표팀은 타선의 응집력을 극대화하고자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펼치기도 했다. 연습경기임에도 1회말 김도영, 2회말 송성문, 5회말 박성한이 차례로 2루 도루에 성공, 쿠바 배터리를 흔들었다.
류중일호는 세대교체를 외치며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어린 선수들 위주의 예비 엔트리를 발표했다. 예비 엔트리 35인에 포수 3명, 내야수 9명, 외야수 6명 등 야수 18명이 뽑혔는데 큰 경기에서 한방을 때려낼 거포가 보이지 않는다. 장타자를 꼽자면 박동원, 김도영, 김영웅, 문보경, 송성문, 이주형 정도인데 이들 모두 흔히 말하는 국가대표 4번타자 감은 아니다.
사령탑이 4번타자로 언급한 선수는 총 3명. 포수 박동원, 내야수 문보경, 송성문이 후보군에 포함됐고, 이날 박동원이 첫 테스트를 받았다.
류 감독은 “원래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있었을 때는 아무 고민 없이 노시환을 4번으로 썼는데 그 선수가 빠져버리니 마땅히 기용할 선수가 없다. 일단 쿠바전 2경기와 상무전까지 여러 선수를 4번에서 테스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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