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의 선수들 잘 올라와, 더 좋은 팀 될 것”…이호준 감독과 만나게 된 NC 박건우의 확신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11. 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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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선수들이 너무 잘 올라오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더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비록 아쉽게 올해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지만, 박건우는 2025시즌 NC가 더 강한 팀이 될 거라 확신했다.

지난 2009년 2차 2라운드 전체 10번으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뒤 2022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고 있는 박건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다. 올 시즌까지 통산 1256경기에서 타율 0.327(4319타수 1414안타) 123홈런 677타점 9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83을 써냈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다만 올해에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박건우다. 지난 7월 26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우완투수 박세웅의 7구 146km 패스트볼에 오른 손목을 얻어맞았다. 진단은 오른 척골 골절 및 인대 손상. 그렇게 박건우는 시즌 아웃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0.344(323타수 111안타) 13홈런 53타점 OPS 0.951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던 중이었기에 더 아쉬운 순간이었다.

최근 만난 박건우는 “(다친 기간) 움직이면 안 됐다. 잘 때도 (다친 팔을) 세우고 잤다. 땀띠도 많이 나고 근육이 다 빠졌다. 힘들었다”며 “(재활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똑같은 반복 훈련을 계속 해야 했다. 좋아지는 것도 못 느껴졌다. 너무 힘들더라. 다시는 크게 다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막판 박건우는 공필성 감독 대행(현 NC 퓨처스 감독)에게 출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공 감독 대행이 이를 만류하면서 박건우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건우는 “재활하고 있는데 (공필성 감독 대행님이) 지나가시면서 (십자인대 부상으로 회복 중이던) (손)아섭이형에게 복귀 여부를 물어보셨다. ‘왜 저에게 안 물어보시냐. 저 괜찮다’고 말했다. ‘2~3경기 대주자라도 나가게 해 주시면 안 되냐’고 여쭤봤는데, 내년에 하자고 하셨다. 그때 마음을 놨다”며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냥 드린 말씀이 아니었다. (데뷔하고 부상당해) 이 정도로 경기 못 나간 것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불행 중 다행으로 부상에서 회복하는 시간은 박건우에게 또 다른 배움의 기회가 됐다. 그는 “어떤 카운트에서 어떤 것을 노렸으면 좋겠다. 나였으면 타석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이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 타석에 있으면 급해서 안 보였는데, 밖에서 보니 보이더라. 공부가 많이 됐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해 꼴찌후보로 손꼽혔지만, 최종 4위를 마크, 저력을 보여준 NC는 박건우를 비롯해 손아섭 등이 부상으로 빠지자 결국 올 시즌 추락을 거듭했다. 그렇게 NC는 올해 최종 9위라는 만족 못할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박건우는 “제가 있었다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며 “(포스트시즌을) 봤다. 야구를 이렇게 일찍 끝낸 것이 처음이다.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신나 보이더라”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다행히 최근 몸 상태는 많이 회복됐다고. 박건우는 “이제 많이 좋아졌다. 아직 기술훈련은 못 들어갔는데, 재활은 마무리 된 것 같다”며 “생각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던 대로 하고 있다. 단 기술훈련이 문제다. 부러진 것도 처음이라 걱정이 된다. 캐치볼 하는데 불안함이 있더라. 개막전에 맞춰보려 노력 중이다. 방망이를 강하게 돌릴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가볍게 돌려봤는데, 지금 통증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러면서 그는 “올해 한 것 만큼 (성적을)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 올해도 타격 및 홈런 페이스가 생각보다 빨랐다. 과부하가 온 것이 아니었나 생각도 했다”며 “올해처럼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서 내년에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근 NC의 지휘봉을 잡은 이호준 감독은 베테랑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다. 이 감독은 박건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박건우는 “(옛날에 같이 경기 한 것 말고는 따로 접점이 없었다. 처음 뵙게 됐는데 포스가 있으셨다. (제가 프로에) 처음 들어왔을 때 고참이셨다. 그런 느낌이었다. 대선배님 같았다. 엄하실 것 같았다”며 “(이호준 감독님이 코치로 계셨던 LG 트윈스) (오)지환이 형이나 (김)현수 형에게 많이 물어봤다. (같은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박)민우에게도 물어봤는데, 밝게 하시는 것을 좋아하신다 했다. 하던대로 하면 될 것 같다. 신경 쓰고 행동하는 것을 더 싫어할 것 같다 하셨다”고 전했다.

이호준 감독. 사진=NC 제공
이어 그는 “(감독님과 미팅을 가졌는데) 내년 구상을 말씀하셨다. 내년에 어디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지, 어떤 타순을 원하는지 물어보셨다. 그것에 맞는 대답을 하고 왔다”며 “따로 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나중에 식사 자리에서 하자 하셨다”고 말했다.

이호준 감독은 3년 이내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박건우의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내년에) 다 잘할 것이다. 한 명이 아니고 다 잘할 것이다.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올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못 나간만큼 내년에 잘했으면 좋겠다”며 “우승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밑의 선수들이 너무 잘 올라와주니 더 좋은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창원=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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