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헬기의 대명사 UH-60 블랙호크 [오상현의 무기큐브]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196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에 참전하면서 후송용 헬리콥터로 사용하던 UH-1 이로쿼이를 투입합니다.
휴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헬기는 보병들이 울창한 밀림을 굳이 헤쳐 나갈 필요 없이 특정한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는 최상의 이동수단이었습니다.
이른바 헬리본 작전을 본격 수행하면서 미군은 보다 빠른 기동력과 보병 배치능력을 보여줬죠.
하지만 이런 미군의 허를 찌르는 작전이 반복되자 북베트남군은 휴이 헬기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은 기관총과 유탄 발사기 등을 장착하다가 나중에는 개틀링 건과 로켓발사기까지 장착하며 헬기를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엔진과 방탄능력이 부족한 동체가 아쉬웠던 미군은 전쟁이 한창이던 1968년 휴이를 대체하기 위한 다목적 전술 수송 항공기 시스템(UTTAS) 개발 사업을 추진합니다.
미 육군은 휴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하는 헬기인 만큼 속도와 수송 인원을 늘리고 엔진의 개수도 두 개로 늘린 헬기를 원했습니다.
당연히 생존성 향상을 위한 방탄능력도 더 우수해야했고 베트남전의 경험에서 확인했듯이 원정작전에 보다 빨리 투입할 수 있도록 C-130등 대형수송기에 싣고 이동할 수 있어야했죠.
1972년 미 육군이 이 같은 조건을 내붙인 경쟁에 시코르스키와 보잉 등 미국 내 9개 회사가 참전했습니다.
같은 해 8월 시코르스키와 보잉이 시제 제작업체로 선정됐고 각각 YUH-60A과 YUH-61A 라는 시제기 명칭이 붙었죠.
2년이 지난 1974년, 10월과 11월에 두 시제기 모두 최초비행에 성공했고 1976년 12월, 최종 경쟁에서 시코르스키의 YUH-60A가 선정됐습니다.
이후 제작이 시작돼 1978년부터 미 육군에 인도됐고 이듬해인 1979년 6월 전력화됐습니다.
동체 길이는 15.27m, 날개를 포함하면 19.76m이고 폭은 2.36m 높이는 5.13m입니다.
4개의 날개로 된 주 로터와 꼬리 로터를 갖고 있으며 GE-T700 터보샤프트 엔진 두 기로 구동됩니다.
완전무장한 병력 11명을 수송할 수 있고 내부에 1.2t, 외부에 4.1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순항속력은 시속280㎞지만 시속 300㎞ 이상으로 비행할 수도 있습니다.
전투행동반경은 592㎞, 보조 연료 탱크를 장착하면 2200㎞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승무원은 조종사 2명과 기관총 사수 2명 등 총 4명입니다.
병력이 타고 내릴 때 엄호할 수 있도록 12.7㎜나 7.62㎜ 기관총을 장착할 수 있고 30㎜의 M230 체인 건을 달수도 있습니다.
외부 파일론을 장착하면 히드라70 70㎜ 무유도 로켓이나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등 로켓과 미사일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파치나 코브라헬기 등 무장헬기와 함께 운용되기 때문에 기체 외부에 보조 연료 탱크를 달아 운용합니다.
UH-60 블랙호크는 지금까지 2600대가 넘게 생산됐고 현재 35개국에서 운용 중입니다.
미군은 1979년 전력화 이후 1983년 그라나다 침공 때 처음으로 UH-60을 실전에 투입했고 이후 1989년 파나마 침공과 1991년 걸프전 등에서 활용했습니다.
특히 걸프전에서는 300대가 넘는 UH-60이 참전해 미 육군 역사상 가장 큰 공습 임무를 수행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2011년 5월 파키스탄에서 오사마 빈라덴의 은거시설을 습격할 때 사용된 UH-60은 소음 감소 등 스텔스 기능을 강화한 업그레이드를 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1990년 대한항공에서 면허생산을 해 약 130대의 항공기가 생산됐고 육군뿐 아니라 해군과 공군에도 배치돼 기동헬기와 탐색구조헬기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50여 일간 토벌작전을 펼칠 때 험난한 강원도 산악지역에서 작전을 펼치며 기동헬기의 진가를 보여주기도 했죠.
우리 해군은 UH-60의 개량형인 시호크 해상작전헬기도 12대 도입합니다.
올해 12월께 국내로 인도될 시호크는 어뢰와 공대함유도탄 등으로 무장하고 적 잠수함 탐색용 디핑소나와 소노부이를 탑재합니다.
기존 해상작전헬기보다 덩치가 큰 탓에 규모가 큰 함정에서 운용할 수 있는데 대시 작전시간이 기존 와일드캣은 1시간 반~3시간 정도였는데 시호크는 4시간가량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또 최대이륙중량이 6t 정도였던 와일드캣이 출격 전에 대함이나 대잠임무 중 하나만 골라서 장비를 장착했던 것과 달리 10t의 이륙중량을 갖는 시호크는 한 번 출격할 때 두 가지 임무 장비를 모두 탑재할 수 있어서 보다 원활한 해상작전이 가능합니다.
모두 구조적인 안정성은 물론 탁월한 수송능력 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임무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겁니다.
미 육군은 이렇게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운용하던 UH-60을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2019년 차세대 장거리 강습헬기(FLRAA)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022년 12월 롤스로이스 엔진을 장착한 벨의 V-280 밸러가 선정됐습니다.
틸트로터 방식의 밸러는 2017년부터 진행해 온 꾸준한 비행시험을 통해 지난 2020년에는 시속 560㎞에 도달하기도 했습니다.
4명의 승무원이 탑승하고 14명의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으며 최대이륙중량이 14t, 전투행동반경도 930~1480㎞까지 가능하고 항속거리는 3900㎞에 달합니다.
모든 능력이 2배씩 늘어나는 겁니다.
미군과 연합작전을 펼치는 우리나라도 올해 7월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 도입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소요결정’을 했습니다.
선행연구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면 2030년대 후반부터 야전에서 운용될 전망입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 방산업계도 관련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수리온과 소형공격헬기(LAH)를 제작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지난 10월 초 열린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 2024)에서 틸트로터 방식 헬기의 핵심기술인 로터 기어박스 기술과 동축반전 로터의 기어박스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며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 사업이 국내개발 사업으로 추진되길 기대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수리온과 LAH의 자신감으로 과연 차세대 헬기도 도전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의견 댓글로 남겨주세요~
프로파일럿= 기자 오상현 / PD 박정은, 우원희, 김정률, 김성근 / CG 임예진, 이윤지 / 제작책임 김율 / 운영책임 홍승완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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