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다시 포효한 호랑이'… KIA, 전무후무 V12 달성[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호랑이' KIA 타이거즈가 7년 만에 KBO리그 왕좌에 올라섰다. KIA는 이범호 KIA 감독의 '형님 리더십'을 비롯해 제임스 네일, 김도영을 필두로 한 압도적인 투·타 전력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한국시리즈(KS)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통산 V12에 성공했다.
▶김종국 감독 배임수재 혐의 경질→이범호 감독 선임
KIA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올해 초 김종국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경질되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기 때문. 이후 급하게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했고 고심 끝에 이범호 당시 1군 타격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택했다.
KIA는 이범호 감독을 선임한 이유로 높은 팀 이해도, 선수단을 아우르는 리더십, 소통 능력을 꼽았다. 이 감독은 팀의 바람대로 난파선 KIA를 빠르게 복구했고 선수들은 이 감독의 '형님 리더십' 아래 하나로 뭉쳤다. KIA는 그렇게 우승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투·타 압도적 1위… 빛났던 제임스 네일, 김도영
2024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KIA는 시즌 초반부터 거침없이 질주했다. 중심에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타자 김도영이 있었다.
네일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하자 본색을 드러냈다. 시속 150km를 웃도는 투심 패스트볼과 위력적인 스위퍼로 KBO 타자들을 공포에 빠뜨렸다. 네일은 5월까지 6승1패 평균자책점 1.64, 괴물 같은 성적을 남겼고, 전반기를 6승3패 평균자책점 1.77로 마감했다.
네일의 상승세는 후반기에도 이어졌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8월24일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의 강습타구에 얼굴을 맞은 것. 네일은 턱관절 골절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쳤다. 그럼에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고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타선에서는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의 활약이 빛났다. 김도영은 올해 타율 0.347 OPS(출루율+장타율) 1.067, 38홈런, 109타점, 40도루를 기록했다.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김도영은 4월 월간 최초 10홈런-10도루를 기록하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최소경기·최연소 30홈런-30도루, KBO 단일 시즌 최다 득점, KBO 최연소 최다홈런 등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비록 역대 2번째 40홈런-40도루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차기 슈퍼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두 선수만 빛난 것은 아니었다. KIA는 올해 팀 평균자책점 1위(4.40)를 기록했다. 선발투수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이 부상으로 빠졌으나 김도현, 황동하가 샛별처럼 등장했다. 장현식, 곽도규, 전상현,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막강했다. 타선 역시 팀 타율 및 OPS 1위를 차지하며 가공할 만한 위력을 뽐냈다. KIA는 압도적인 투·타 성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12전 12승, 호랑이의 KS 불패 신화는 계속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팀 KIA는 올 시즌 전까지 총 11번(1983,1986,1987,1988,1989,1991,1993,1996,1997,2009,2017) 한국시리즈 무대에 진출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한국시리즈만 오면 강해지는 '호랑이 우승 DNA'를 이번에도 증명했다.
KIA는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우승확률 90%를 손에 쥐었다. 하늘까지 KIA를 도왔다. 1차전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KIA는 비로 인해 1차전이 서스펜디드 되면서 흐름을 바꿀 수 있었고 결국 5-1 역전승을 만들었다. 이어 기세를 모아 2차전까지 가져왔다.
3차전에서 KIA는 솔로포 4방을 맞아 2-4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4차전, 김태군의 만루포를 통해 9-2 승리를 거뒀고, 5차전에선 7-5 역전승을 거두며 7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V12와 함께 의미 있는 기록도 나왔다. 바로 37년 만에 나온 광주에서의 우승. KIA는 이번 우승 전까지 11번 중 9번의 우승을 잠실에서 이뤘고, 1번은 대전에서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광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87년.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 역시 삼성이었다. KIA는 37년 만에 다시 한 번 사자를 울리며 광주에서 달콤한 우승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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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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