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황제 요키치 vs 늑대군단, 리턴매치의 승자는?
지난 시즌 NBA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명승부를 펼쳤던 덴버 너게츠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약 5개월 만에 다시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패배를 설욕하려는 덴버는 올 시즌 역시 강력함을 과시 중인 ‘MVP 3회 수상자’ ‘조커’ 니콜라 요키치(29‧211cm)를 앞세워 원정길에 오른다. ‘앤트맨’ 앤서니 에드워즈(23‧193cm)를 중심으로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미네소타는 맞대결 연승에 도전한다. 두 팀 모두 나란히 올시즌 현재 2승 2패를 기록 중인 가운데 2일 타겟 센터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당시 양팀은 7차전 접전 끝에 미네소타가 어렵사리 시리즈를 가져간바 있다. 덴버로서는 리핏 도전에 실패,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20년 만에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너무 힘을 소모했던 탓일까. 미네소타 또한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완패를 당하며 파이널 진출에는 실패한다.
올시즌 요키치는 그야말로 나홀로 고군분투중이다. 매경기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팀원들의 부진과 기복으로 어려운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네소타는 체력을 빼앗아먹는 고산지대로 악명 높은 볼 아레나 원정에서 먼저 2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한다.
이후 요키치가 괴력을 발휘하며 치고받는 양상으로 시리즈가 진행됐다. 하지만 요키치가 아무리 강하다고해도 플레이오프같은 큰 무대에서 부진한 동료들을 멱살잡고 끌고가는데도 한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미네소타는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며 대조를 이뤘다. 결국 7차전에서 3쿼터 한때 20여점까지 밀리던 점수차를 극복하고 미네소타가 웃는다.
당시 미네소타는 요키치를 저격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조건을 가진 팀 중 하나였다. 리그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칼-앤서니 타운스(28‧211cm)와 루디 고베어(32·216cm)의 ‘트윈타워’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에서 고베어는 평균 14득점, 1.3어시스트, 12.9리바운드(2위), 2.1블록슛으로 미네소타의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득점은 많지않았으나 어차피 그는 수비가 장점인 선수다. ‘에펠탑’이라는 별명답게 높이에서 확실하게 제몫을 했고 올해의 수비상까지 수상했다. 개인 통산 4번째로 역대 최다 타이기록까지 썼다. 고베어와 함께 높이를 책임지는 타운스는 공격력이 좋았다. 정규시즌에서 평균 21.8득점, 3어시스트, 8.3리바운드, 0.7스틸, 0.7블록슛을 기록했는데 주목할만한 점은 3점슛이다.
경기당 2.2개를 41.6%의 성공률로 적중시켰다. 어지간한 스윙맨 부럽지 않은 적중률이다. 때문에 미네소타는 상대팀에 따라 타운스에게 의도적으로 외곽 공격을 자주 시키기도 한다. 어차피 골밑에는 고베어가 있는지라 골밑 공백에 대한 부담이 적다. 센터 한명에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는 팀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타운스를 견제하기위해 어쩔 수 없이 외곽 인근까지 나가게되면 고베어에게 제공권을 넘겨주기 일쑤다. 상대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만드는 미네소타의 트윈타워 전략이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키치를 감당하기는 결코 쉽지않았다. 요키치는 리딩, 득점을 책임지면서도 센터 역할 역시 최고 수준으로 잘해냈다. 고베어, 타운스가 함께 덤벼도 감당하기 쉽지않았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거기에 더해 식스맨상 수상자 나즈 리드(25·206cm)까지 가세했고 전력을 다해 요키치 봉쇄에 나섰다. 요키치가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미네소타 빅맨진의 인해전술을 쉬지않고 상대하기는 버거웠다. 그런가운데 다수의 미네소타 선수들이 엄청난 에너지레벨을 보여주며 자말 머레이를 비롯한 일부 핵심 선수들을 전방위로 압박했고 이에 덴버 특유의 톱니바퀴같은 움직임과 템포가 크게 다운됐다.
요키치를 제외하고 제몫을 해준 선수들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찌보면 미네소타가 쉽게 덴버를 이기고 올라갔어야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요키치는 상식을 초월하는 경기력으로 홀로 수많은 늑대들을 상대하며 7차전까지 혈전을 벌인다. 요키치가 왜 이 시대 최고의 선수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더불어 미네소타 역시 덴버를 이김으로서 자신감을 크게 얻게된 시리즈였다는 평가다.
지난 시즌을 뒤로하고 올시즌 첫 만남을 가지게되는 요키치와 에드워즈는 나란히 시즌 평균 30득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시즌 MVP 3회 수상자 요키치는 평균 31.5득점, 12.3리바운드, 9.3어시스트, 1.3블록슛, 1.3스틸을 기록하며 올 시즌 역시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현 리그 1황이라는 평가에 어울리는 성적이다.
고스트 버스터즈 캐릭터 먹깨비를 닮은 친근한 외모와 근자감급 입담이 인상적인 에드워즈는 평균 30득점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직전 경기에서는 1쿼터에만 24득점을 몰아넣는 폭발력도 선보였다. 최근 들어 유독 스스로 자신을 과하게 치켜세우는 발언을 남발하며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지라 본인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플레이어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지난 시즌 서부 컨퍼런스 2, 3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던 덴버와 미네소타의 출발은 다소 아쉽다. 나란히 개막전에서 패배한 두 팀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2승 2패를 기록했다. 미네소타의 경우 타운스를 트레이드로 보내며 변화를 줬고 덴버는 전력 보강은 커녕 갈수록 팀 뎁스가 얇아지고있는 실정이다. 요키치가 없다면 유력한 하위권 후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2패로 시즌을 시작했던 덴버는 요키치의 무력시위 끝에 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고 미네소타 원정을 통해 3연승을 노린다. 과연 리턴 매치에서 웃게 될 쪽은 조커일까, 늑대군단일까. 요키치와 팀 미네소타의 대결로 주목되는 덴버 대 미네소타의 승부는 오늘 오전 10시 30분부터 스포티비 프라임2(SPOTV Prime2)와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위성생중계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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