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울산이 강등권 전북에게... '현대가 대표는 우리'[울산 K리그1 3연패②]
[울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현대가 라이벌'인 울산 HD와 전북 현대가 완전히 다른 운명을 맞이했다.
K리그를 3년 연속으로 제패하며 왕조를 세운 울산은 강등권을 전전하는 전북에게 '현대가 대표는 우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울산은 1일 오후 7시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울산은 이 승리로 승점 68점에 올라 리그 2경기를 남기고 승점 61점의 2위 강원에 7점 앞서 조기 우승을 거머쥐었다. 구단 통산 5번째 K리그1 우승(1996, 2005, 2022, 2023, 2024)이며 구단 역사상 최초의 3시즌 연속 우승이다.
전반 35분 울산의 오른쪽 스로인 이후 고승범이 오른발로 문전에 툭 넘긴 것을 루빅손이 가슴으로 잡아놓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강원의 골망을 갈랐다. 주심과 VAR실이 루빅손의 핸드볼 파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려 8분이나 리플레이를 돌려보고 소통했지만 결국 골이 인정되며 울산이 1-0으로 앞섰다.
후반전에 들어선 울산은 우승에 더욱 다가가는 쐐기골을 터뜨렸고, 그 주인공은 주민규였다. 후반 8분 후방에서 길게 날아온 패스를 이청용이 오른쪽에서 받았다. 이후 이청용이 문전에 낮게 보낸 크로스를 주민규가 가볍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물론 강원도 우승 경쟁팀답게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후반 14분 울산 박스 앞 왼쪽에서 유인수의 패스를 받은 이상헌이 먼 포스트로 감아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대를 맞고 골문 안에 들어갔다. 강원의 1-2 추격.
하지만 지키면 우승인 울산이 결국 한 골의 리드를 끝까지 유지하며 구단 첫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현대가 라이벌'인 울산과 전북은 최근까지도 K리그1 우승을 다투던 사이였다. 먼저 웃었던 쪽은 전북이다. 2019 K리그1 종료 당시 현대가 두 팀이 승점 79점으로 동률인 상황에서 전북(72골)이 울산(71골)에 다득점에서 1골 앞서면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은 이 시즌을 시작으로 전북에 3년 연속 최종전 역전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무르는 늪에 빠졌다.
하지만 울산은 마침내 2022년, 홈에서 펼친 전북과의 35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추가시간 마틴 아담의 연속골로 극적인 2-1 승리를 거두며 당시 전북과 승점 차를 8점까지 벌리고 파이널라운드에서 숙적을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지면 2점 차로 쫓기는 경기를 뒤집으며 추격자와의 간격을 넉넉하게 유지한 울산은 최종전에서 좌절했던 지난날과는 달리 한 경기를 남기고 K리그1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북과 상대전적도 2승1무1패로 우위인 채 시즌을 마치게 됐다. 2023년에는 울산이 K리그1 연속 우승을 이룬 반면, 전북은 4위에 머물러 격차가 더 벌어졌다.
새롭게 맞이한 2024시즌에는 양 팀의 그동안 관계와 완전히 다른 얘기가 펼쳐졌다. 물론 울산은 시즌 내내 선두권 경쟁을 이어갔지만, 전북이 문제였다. 리그 시작과 함께 6경기 연속 무승(3무3패)로 부진했고, 이 과정에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했다. 이후 김두현 감독 체제에서도 좀처럼 승점을 쌓지 못한 전북은 결국 정규리그 3경기를 남기고 최하위와 승점 2점 차인 11위에 머물며 강등 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K리그1 최하위는 다음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되며 10, 11위는 K리그2 팀과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해 잔류-강등 여부를 결정한다.
전북이 최하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경기를 치르기 하루 전, 울산은 일찌감치 K리그1 우승을 확정하며 3연패를 달성하고 새로운 왕조를 세웠다. 현대가 두 팀의 위상이 천지 차이로 갈리는 순간이었다.
2021년에만 해도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울었던 울산. 하지만 고작 3년 만에 왕조를 세우고 강등권에 처진 전북을 내려다보며, 명실상부한 '현대가 대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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