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생일 선물에 눈물 ‘왈칵’…美·유럽도 뒤흔든 K라면 “공장이 부족해”
재빠른 생산·판매체제 구축
현지 맞춤형 라면으로 틈새 공략
삼양과 농심이 각각 ‘플레이 불닭’ ‘푸팟퐁구리’란 이름으로 댄스 챌린지를 진행해 대박을 터뜨렸다. 플레이 불닭의 경우 영상 조회수가 7억에 달했다. 참가자는 전 세계 5만명이 넘었다.
‘K라면’ 돌풍이 거세다. 중국 태국 등 아시아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 서양인 입맛도 사로잡았다. 올해 라면 수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서양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결과다.
1일 식품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K라면의 폭발적 인기 비결로 크게 세가지가 손꼽힌다. △한류 열풍 효과 △해외 입맛에 맞춘 현지화 전략 △ 발빠른 생산·판매망 구축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K라면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라며 “한국의 스타들이 각종 영상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이 전 세계에 K라면을 알리게 된 도화선이 됐다”고 밝혔다.
아카데미 작품상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 세계적 인기를 누린 ‘오징어게임’의 삼양라면이 물꼬를 텄다. 이후 더해진 스타들의 SNS 영상이 라면 인기에 불을 붙였다.
삼양식품의 경우 BTS 멤버 정국이 라이브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을 즐기는 모습과 미국의 유명 여성 래퍼 카디 비가 불닭볶음면을 먹는 영상이 세계적 화제가 됐다. 불닭볶음면·핵불닭볶음면은 지난해 미국 요리전문잡지 ‘본아페티’가 뽑은 ‘최고의 라면 순위’에서 인도네시아 ‘미고렝’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0년 영화 ‘기생충’에 나온 농심 너구리와 짜파게티를 섞은 짜파구리가 K라면 주역이 됐다. 농심 SNS 계정에 전 세계 소비자들의 짜파구리 출시를 기원하는 글이 이어졌고, 농심은 짜파구리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2021년 뉴욕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라면에 선정됐다.
삼양식품은 미국에서 서양식 풍미를 가미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선보였는데 품절 대란을 빚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매운 맛이 덜하고, 까르보나라의 고급스러운 맛이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 미국에서 인기인 핫소스 ‘하바네로’를 접목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똠얌과 접목한 ‘똠얌불닭볶음탕면’도 선보였다.
태국에서는 현지 마라 인기를 반영한 마라불닭볶음면, 중국에선 한국치킨을 좋아하는 특성을 반영한 양념치킨 불닭볶음면, 달짝찌근하면서 매콤한 ‘양념치킨불닭볶음면‘, 일본에선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을 내놨다.
농심은 신라면의 글로벌 콜라보 첫 제품으로 태국의 유명 셰프 쩨파이와 손잡고 ‘신라면 똠얌’과 ‘신라면볶음면 똠얌’을 지난 해 11월 출시했다.
오뚜기는 해외를 겨냥해 진라면 치킨맛, 진라면 베지 등을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진라면의 카자흐스탄 수출을 3년 만에 재개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멕시코에는 열라면을 쇠고기·새우·해물·치킨 네 가지 맛으로 선보였다.
한류와 현지 맞춤형 전략으로 판매가 폭증하자 라면회사들이 재빨리 국내외 공장증설과 현지 판매체제를 구축해 수요를 충족시켰다.
농심은 지난 달 미국 제2공장에 용기면 고속라인을 추가했다. 또 2026년 상반기까지 부산에 수출전용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부산 수출전용공장은 라면을 연간 5억개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하반기에는 수출용 라면 생산량이 연간 10억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기존 미국법인(약 10억개), 중국법인(약 7억개) 물량을 합치면 연간 약 27억개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판매망 구축을 위해 농심은 지난 6월 프랑스 유통업체 ‘르끌레르’ ‘까르푸’에 입점했다. 내년 초에는 유럽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도 진출할 계획이다.
삼양은 2022년 5월 밀양1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올해 3월 불닭볶음면을 연간 6억8000만개 생산할 수 있는 밀양2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내년 5월 밀양 2공장을 완공하면 라면을 연간 25억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삼양식품은 ‘한국산’을 강조하기 위해 해외 현지공장 설립에는 신중하면서도 해외 판매법인을 늘리고 있다. 일본, 중국, 미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올해는 네덜란드 판매 법인을 설립해 유럽 공략 의지를 보였다.
오뚜기는 올해 라면 수출국을 전 세계 65개국에서 70개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 대만, 미국 등이 주요 수출국이며 최근에는 베트남 법인의 매출 성장세가 크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오늘의 운세 2024년 11월 4일 月(음력 10월 4일) - 매일경제
- [iR52 장영실상] 건조기보다 더 '보송보송' 전력 사용량 일체형 최저 - 매일경제
- “7년째 각방살이” “술마시고 늦게 들어와”...정지선 셰프, 남편과 무슨일이 - 매일경제
- ‘불패’ 아파트 상가마저도 ‘비명’…편의점도 24시간 영업은 옛말 - 매일경제
- “8조 아껴 여기에 투자하라” …반도체서 승기 잡은 회장님의 다음 사업 행보는 - 매일경제
- 1500억 들여 어린이집만 100개 지어…‘아이 키우기’에 진심인 이 그룹 - 매일경제
- “매일 360만개씩 찍어내도 모자랄 판”…138m 생산라인에 쭉 깔린 ‘이 라면’ - 매일경제
- 트럼프 되나 싶었는데…해리스 뒷심에 美대선 다시 초박빙 - 매일경제
- 신도시 상가는 상갓집…“1년치 월세 공짜에도 문의조차 없어” - 매일경제
- “손흥민 교체 OUT? 지난 경기 60분 뛰고 다시 부상 당했어”‥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상 보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