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PADO]

김동규 PADO 편집장 2024. 11. 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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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예상대로 네옴 등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진행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네옴이라는 일자형 도시 자체가 처음부터 변경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였는데 어쩌면 빈살만이 정권 장악을 위해, 그리고 국민적 지지를 동원하기 위해 선택한 선전용 프로젝트였을지도 모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0월 16일자 '빅리드' 기사는 사우디가 왜 속도조절을 하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지난 8년간 비용을 너무 많이 썼고, 거기에 더해 유가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상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전략비축유를 대량 시장에 내놓으면서 가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한 점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전세계가 탈석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유가가 원하는 만큼 못 오른 점도 있습니다. 이 기사는 무엇보다 빈살만 왕세자의 개혁이 가지고 있는 핵심 딜레마를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빈살만이 추진하는 '탈석유'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큰 돈이 필요하고, 이 돈을 마련하는 유일한 방법은 석유에서 벌어들이는 것이라는 딜레마입니다. 즉, 탈석유는 석유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알아야 앞으로 빈살만이 보여줄 정책행보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리야드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알 야마마 궁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고 있다. 2024.04.29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리야드 로이터=뉴스1) 김지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감독하고 있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규모를 설명하기 위해 제리 인제릴로는 사무실 창문 너머 건설 현장 위로 우뚝 솟은 크레인 숲을 가리킨다.

현재 80여 대의 크레인이 있지만 2027년까지 275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인제릴로는 말한다. "작년에 우리는 50만 평방미터의 콘크리트를 타설했습니다."

호텔관광업계의 베테랑인 이 뉴요커는 현재 왕국의 수도 외곽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650억 달러 규모의 고급 쇼핑-주거-문화 개발 프로젝트인 디리야 게이트 프로젝트의 최고경영자다.

결국 호화로운 빌라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알사우드 왕가의 조상이 살았던 수백 년 된 진흙집 마을의 유적과 연결될 것이다.

디리야는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 추진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PIF(공공투자기금)에서 개발 중인 이른바 "기가 프로젝트" 5개 중 하나로, 사우디를 현대화하고 석유 수익에 대한 의존을 줄이며 세계로 나가도록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다.

이들은 한때 보수적이었던 사우디를 세계 최대 건설현장 중 하나이자 국제 컨설턴트들과 건설업자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탈바꿈시킨 PIF 주도의 변화 열풍 한 가운데에 있다. 이에 발맞춰 PIF는 거의 휴면 상태였던 국가 지주회사에서 925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걸프지역의 가장 큰 국부펀드 중 하나로 변모하면서 글로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거의 10년간 열광적인 속도로 달렸던 사우디는 이제 현실주의와 실용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인터뷰 참여자들이 "재조정" 또는 "우선순위 재조정"이라고 다양하게 표현하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 부처들은 컨설팅 지출을 줄이라는 지시를 받고 있고, 국영사업체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일부 프로젝트는 규모를 축소하거나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 관리들은 사우디의 야망이 꺾이지 않았으며 디리야와 같은 주요 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디리야는 지난 7월 사우디와 중국 건설업체와 42억 달러 규모의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여전히 수백억 달러를 프로젝트와 신산업에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지난 8년간의 활발한 활동과 전례 없는 지출 증가로 인해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증가하면서 내러티브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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