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2억 3천만원 산 남자"…국가가 허락한 도박, 국가가 외면한 중독 [뉴스토리]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넉 달 전, 30대 최 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함께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는데 이렇게 된 게 억울하다는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30대 가장은 어쩌다 아내와 어린 자녀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난 걸까? 죽음의 원인이 된 단서는 그의 유품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가 타던 차에선 다량의 스포츠토토 용지가 발견됐다. 가족들은 몰랐지만 그는 이미 스포츠토토에 중독돼 있었던 것이다. 스포츠토토 중독이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정황들은 계속 발견됐다. 그의 아버지는 국가의 안일한 스포츠토토 관리가 아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포츠토토는 회차당 10만 원의(온라인 5만 원) 구매 제한을 두고 있다. 하지만 고인이 남긴 스포츠토토 용지를 보면 같은 게임, 같은 승부 조합으로 수십만 원어치를 한번에 구매한 게 다반사였다. 중독을 막기 위한 구매 제한 제도가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최 씨가 SNS 등을 통해 스포츠토토를 구매해 왔다는 것이다. 엄연히 불법이지만 그가 '비대면 거래'를 통해 쓴 돈은 2억 3천만 원에 달했다. 고인과 불법 비대면 거래를 해온 한 판매점주는 "다른 곳도 다 그렇게 한다"라며 "판매 제한 규정은 있으나 마나"라고 털어놓았다. 취재진이 만난 스포츠토토 중독자들은 이런 불법 거래는 너무나 일상적이고 사실상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거라고 증언했다.
스포츠토토는 정부에서 허가한 합법적인 놀이문화라는 인식 때문에 처음에 큰 거부감 없이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가들은 스포츠토토도 엄연히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도박이라고 경고한다. 때문에 스포츠토토가 도박이라는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더욱 상세히 알려야 하고, 허울뿐인 구매 제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SBS '뉴스토리' 2일 방송은 30대 가장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스포츠토토 중독 위험성을 조명하고, 관리 방안에 대해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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