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툭하고 커진 탄두부… “러 다탄두 ICBM처럼 변해”
북한이 지난 31일 시험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은 지금까지 공개된 북한의 ICBM 중 가장 크다. 북한 관영 매체가 1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19형은 3단 추진체로 구성돼 있으며, 11축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됐다. 미사일이 커진 만큼 탄두 중량도 늘어나, 미국 본토를 겨냥한 다탄두 공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화성-19형을 ‘최종 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은 화성-19형이 “최대 정점 고도 7687.5㎞로 상승해 1120㎞ 거리를 5156초(85.9분)간 비행한 후 동해 공해상 예정 목표 수역에 탄착했다”고 했다. 역대 최고 높이로 최장시간 비행한 것으로, 우리 당국의 분석과도 큰 차이가 없다. 이날 딸 ‘주애’와 함께 시험 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현장에서 “핵 투발 수단 개발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되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이번에 공개된 화성-19형 미사일과 TEL은 기존 북 ICBM 중 가장 컸던 화성-17형보다 크다”고 했다. 북한이 보유한 액체 연료 ICBM인 화성-17형은 11축 TEL에서 발사되고 미사일 길이는 23m 정도다. 고체 연료 ICBM 화성-18형은 9축 TEL을 사용하고 미사일은 21m가량이다. 신형 ICBM인 화성-19형은 고체 연료 기반으로, 미사일이 25~26m가량으로 추정된다. 고체 추진 ICBM은 액체 추진과 같은 연료 주입 과정이 없기 때문에 언제·어디서든 빠른 공격이 가능하다. 화성-19형이 공격 위력과 속도 면에서 기존 ICBM의 성능을 모두 뛰어넘었다는 뜻이다.
화성-19형은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개발됐을 가능성이 크다. 화성-18형의 사거리는 1만5000㎞로 이미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이다. 이보다 큰 미사일을 만들어 추진력을 키웠다는 건 탄두 중량을 늘리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화성-19형의 탄두부가 화성-18형과 달리 뭉툭해지고, 상대적으로 커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탄두부 공간이 늘어나면 다탄두 탑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화성-19형은 화성-18형의 사실상 개량형”이라며 “러시아의 차세대 ICBM인 RS-28 ‘사르마트’ 탄두부와 유사한 형상으로 변화했다”고 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사르마트의 탄두 중량은 10t가량으로 대형 핵탄두 최대 10개, 소형 핵탄두 16개를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화성-19형 시험 발사를 공개하며 다탄두 시험을 언급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상 각도로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아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탄두의 목표 지향 비행, 탄두 분리 및 방향 유지 등 ICBM 관련 고난도 핵심 기술을 확보했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와 같은 기술을 확보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반대급부로 러시아가 ICBM 관련 기술을 북한에 건네면 다탄두 기술도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ICBM은 미 동부의 뉴욕, 워싱턴 등 주요 도시를 동시 타격할 수 있다.
외교부는 북한의 ICBM 발사에 대응해 미사일 개발과 외화벌이 등에 관여한 북한인 11명과 기관 4곳을 겨냥한 독자 제재를 오는 6일 자로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산 무기 및 무기 관련 품목 수출에 관여한 주모잠비크 경제무역대표부 전 대표 최광수, 핵·미사일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에 관여한 조선민족보험총회사 소속이었던 박춘산·서동명·김일수·최춘식·강성삼 등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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